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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전산통합 TFT부 권오대 부장

김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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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3-05-10 21:49

‘통합은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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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초기 공감대 형성에 주력한 것이 성공 포인트



하나-서울은행의 통합시스템이 가동되고 사흘이 지난 9일 오후, 이 프로젝트를 총괄 지휘해온 권오대 부장〈사진〉의 얼굴은 몹시 피곤해 보였다. 전산통합 후속 작업 때문에 바쁘고 지쳐있으리라는 생각을 담아 위로의 인사를 건네자 권 부장은 빙긋 웃으며 의외의 대답을 했다.

“회식하느라 밤새 술마셔서 그렇지 사실 뭐 별로 할 일은 없어요. 요즘 통합 작업에 참여한 팀들 돌아가며 회식하거든요. 뭐 문제 있다는 전화라도 한 통 와야 할 일이 있는데 그런것도 없고...”

다음 순간 권 부장의 얼굴에는 통합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실무 책임자로써의 느긋함과 자신감이 가득 배어나왔다.

권 부장은 국내 은행 전산통합 분야에서 첫 손 꼽히는 전문가다. 보람-하나, 하나-충청, 하나-서울 등 3번의 합병때 마다 전산통합 팀장을 맡았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 통합하는 방법으로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1월말, 분당의 전산센터를 잠실 센터로 합치면서 1차로 하드웨어 통합을 마쳤기 때문에 최종 오픈 날짜인 지난 5일에는 소프트웨어 통합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한달전 하나, 서울은행의 직원 800명을 교차 배치, 시스템 조작에 익숙하지 못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사전에 차단했다. 덕분에 통합을 이행하는 5일 당일에도 고객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고 별다른 장애없이 시스템을 가동시킬 수 있었다.

권 부장은 이렇게 전산통합을 성공적으로 마친 첫번째 비결로 직원들간의 공감대 형성을 꼽았다.

“‘로마인 이야기’ 읽어보셨습니까? 거기 통합에 대한 답이 다 들어있습니다. 로마제국은 정복 국가의 수장을 그 지역의 집정관으로 삼는 등 ‘로마 연합’의 일원이라는 인식하에 다양한 사람들을 포용할 줄 알았죠. 바로 그런 인식이 가장 중요합니다. 통합에서는 오랫동안 서로 다른 환경에서 다른 생각을 갖고 살았던 사람들이 처음부터 같은 곳을 바라보도록 만드는 일이 최우선입니다.”

실제로 권 부장은 통합 작업을 시작하면서 하나, 서울은행 직원들을 업무별로 반반씩 섞고 동일한 목표를 정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환경을 만드는데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 일단 같은 목표를 향해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이 만들어지자 개발작업은 불과 2개월만에 끝났다.

“각 부문별 산출물인 파일들을 어느 누가 처음 봐도 바로 처리할 수 있도록 규격화해 놓는 등 중복 업무를 최소화했기 때문에 공감대를 형성한 후에는 처리 속도가 빨랐습니다. 통합은 또 다르게 말하면 ‘파일’이거든요. 업무별로 규격화된 파일을 만들어 놓으면 CPU 러닝 타임도 단축됩니다.”

규격화된 파일을 활용해 11차례에 이르는 테스트도 수월하게 진행시켰다. 파일에 따라 누구든 남아있는 사람이 테스트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권 부장 표현에 따르면 나중에는 70여명의 통합부 직원들이 모두 ‘테스트 기계’가 됐을 정도다.

“통합은 ‘기술’이 아니라 문화와 생각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이런 점이 부족하기 때문에 국내 은행들이 전산통합 과정에서 시스템의 장점을 살리지는 못하면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것이지요.

하나은행은 개발 초기, 직원 개개인들에게 정확하고 동일한 목표를 주고 다음에 기술을 줬습니다”

하나은행의 전산통합TFT부는 이달 말까지 존속하게 된다. 이후 권 부장은 세번의 전산통합 노하우와 업무 지식을 담아 책을 펴낼 계획이다.

“국내 금융IT 종사자들이 모르고 넘어가는 부분들이 좀 있는 거 같아요. 책에서는 80년대부터의 금융IT 흐름을 짚어보고 현 상황을 진단한 후 나름대로 해결책을 제시할 생각인데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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