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공습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경제 및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보험업계도 미국의 이라크 공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 단기전일 경우
이라크전이 단기전으로 끝날 경우 국내 보험업계는 하드마켓(경직된 시장)이 소프트 마켓화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001년 미국 9.11테러사건 이 후 재보험 요율 상승과 경직될 만큼 경직된 보험산업의 위축은 오히려 이번 이라크 전으로 풀릴 수 있는 좋은 호재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으로 인한 국민의 위축심리와 해외 여행보험의 급격한 수요 감소, 선박과 항공기 등의 전쟁보험료 급등으로 올 상반기 보험영업은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자동차 10부제를 강행하고 현재 주식시장의 반등세를 염두에 둔다면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날 경우 올 하반기부터는 방카슈랑스 실시와 더불어 국내 보험산업이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쟁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실히 제거되면서 올해에도 경제성장률을 넘어서는 국내보험업계의 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난다 하더라도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실물경제 위축으로 국내 경제성장률은 전년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특히 국제적으로 전쟁 이후 파급되는 불확실성의 고조로 수출부진과 함께 수출보험은 물론 해상, 항공보험료의 급등은 당분간 지속돼 국내 보험사들의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해외 재보험시장의 경직화가 장기화 될 것으로 보여 올 상반기 국내 보험시장에 미칠 파장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 장기전일 경우
현재 세계 재보사들이 전쟁보험료를 2배가량 올린 가운데 국내 손보사들도 해상보험료 인상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전쟁이 장기화 될 경우 중동지역을 통과하는 선박과 항공기는 최고 500%이상 인상된 보험료를 내야 한다.
예를 들어 선박보험가입금액이 5000만달러 일 경우 비 전시 상황일 때 2만5000달러의 보험료만 내면 되지만 현재처럼 전쟁이 발발했을 경우 해당지역 1회 통과 시 12만5000달러를 납부해야 한다.
이처럼 사고 리스크가 크고 높은 보험료 부담으로 대형 유조선들이 운송을 꺼려할 것은 당연한 일. 이에 따라 유가급등 및 국내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인한 국내 자동차 보험시장은 물론 보험산업전반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실질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대단히 커 경제성장률은 최대 -10%까지 떨어지고 물가는 폭등하는 등 국내 경제 전반에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보험산업은 국민경제의 악화로 영업실적 저조는 물론 지급여력과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있는 보험사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 대책방안
전쟁이 시작된 만큼 우선적으로 전쟁이 빨리 끝나야 한다. 그러나 미국측은 이라크전이 6주안에 끝내기 힘들고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 전문가들은 원론적인 얘기지만 전쟁장기화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 보험사들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컨티뉴어티 플랜(지속적인 경영정상화 방안)을 빠른 시일내에 수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즉, 지급여력비율 100%를 충분히 넘길 수 있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며 자금유동성이 전쟁으로 경직되는 만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증자 및 외자유치 등)을 보험사 스스로가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개편의 유연성을 상시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인력과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쟁장기화로 주식시장의 폭락이 예상되는 만큼 투자영업에 있어 주식투자의 비중을 줄이고 정부의 재정정책에 발빠른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문승관 기자 sk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