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은 IMF 외환위기 이전인 지난 96년 5월 대우가 인도 현지법인에 자동차생산설비를 연불수출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하면서, 한미은행 등 3개 국내은행으로부터 총 1억8000만달러(한미은행 6000만달러, 제일은행 2000만달러, 광주은행 1억달러)의 연불금융에 대해 지급보증하겠다는 지급보증서발급확약서(Letter of Committment)를 발급받고 수출금융을 지원했다.
그러나 한미은행 등이 IMF 외환위기, 대우의 work-out 등 급격한 금융환경의 변화를 이유로 이러한 확약서의 법적 구속력을 부인하고 지급보증을 하지 않음에 따라 이들 3개 은행을 상대로 소송이 제기 되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지난해 5월 제일은행 소송에 이어 지난 2001년 10월 제기된 한미은행 소송에서도 수출입은행의 손을 들어주었으며 광주은행 소송은 현재 진행중이다.
지급보증서발급확약서는 선박, 플랜트 등 제작기간이 장기인 대규모 연불수출 프로젝트의 경우 수출입은행이 제작금융을 지원하기 전에 수출이 이행될 경우 확약서를 발급한 은행이 연불금융의 상환을 보증하겠다는 약속을 미리 받아두는 확약서이다.
그러나 금융기관이 이와 같이 확약서를 발급하고 수출이 이행된 후에도 지급보증서를 발급하지 않아 소송이 제기된 사례는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에서도 없었다.
수은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법원이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그 효력이 인정되는 양해각서(Memorandum of Understanding)나 의향서(Letter of Interest)와는 다르게 국제금융계에서 대규모 프로젝트 지원시 사전에 지급보증을 담보해 두기 위해 활용하고 있는 확약서는 지급보증을 예약한 것이므로 약속한대로 지급보증서를 발급하라고 판결함으로서 확약서의 법적 구속력을 인정한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수 기자 ky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