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컴퓨터 웜 바이러스로 인해 유무선 인터넷 등 국가 기간통신망이 마비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 인터넷 마비사태는 정보통신부와 KT 등 관련기관들의 늑장 대응이 피해를 확산시키고 복구를 지연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인터넷 대란은 지난 25일 국내외 인터넷망 연결을 담당하는 KT 혜화전화국의 도메인네임서버(DNS)에 해외로 전송되는 대량의 데이터가 유입되면서 다운돼 하나로통신 등 다른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들과 SK텔레콤 KTF등 무선인터넷 사업자들의 망도 모두 마비상태에 빠졌다.
정통부는 긴급대책반을 구성, 웜바이러스 확산 통로로 파악된 포트를 차단하고 복구작업을 실시한 결과 26일 오전 완전복구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MS의 데이터베이스용 소프트웨어인 SQL서버의 취약점을 공격하는 신종 웜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생긴 것으로 분석됐다.
신종 웜은 전세계적으로 동시에 발생했으나 한국의 피해가 가장 커 정보보안 후진국이라는 불명예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정보통신부와 산하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KT 등은 이번 인터넷마비 사태의 대응과정에서 신속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또 정통부와 KISA, KT 등은 보안전문업체인 안철수닫기

이에 따라 이번 사태는 정부기관과 통신사업자간 대응능력 부재로 인해 피해가 확산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 금융권 사태재발 대비 대응책 마련 부심
은행·증권·카드·보험 등 금융기관들은 25일 발생한 인터넷망 마비사태의 피해 실태를 파악하는 한편, 향후에 재발할 지 모르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다행히 사고가 발생한 시점이 토요일 오후여서 온라인 증권거래와 인터넷뱅킹 등 금융대란으로까지는 이어지진 않았다.
지난 주말 관련직원이 모두 비상 출근해 발생할지 모르는 문제점에 대해 체크한 결과 이상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우선 은행권의 전산담당자들은 26일부터 비상체제에 들어가 피해 실태를 파악하고 보안패치를 설치하는 등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토요일 오후 사고가 발생해 다행히 피해가 거의 없었다며 오늘(27일) 오전까지 온라인 서비스가 별 무리없이 제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업계도 사고발생시부터 비상근무에 들어가 사고방지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굿모닝신한증권 관계자는 “증권거래가 없는 휴일이어서 별다른 사고는 없었다”며 안도했다.
신용카드사들도 인터넷 불통사태가 장기화되지 않는 다면 피해 확산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별다른 피해상황이 보고되고 있지 않지만 계속 상황을 추이하면서 사고 재발방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 정통부 등 중장기 대책 마련
정보통신부는 향후 인터넷 마비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정부, 인터넷접속서비스 사업자(ISP),관련 정보보호업체를 망라하는 정보통신기반보호 종합상황실을 구축,해킹.바이러스에 대한 조기 예.경보를 통해 효율적인 대응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침해사고 발생보고 등과 관련한 제도개선를 추진하는 한편 해킹·바이러스 관련 대응조직을 확충키로 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의 사이버 공격 대응능력 제고를 위해 정보보호 시스템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한편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PC서버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정보보호문화 운동을 확산, 정착시켜 나가기로 했다.
관련IT업계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사(MS)는 윈도 2000이나 윈도 NT서버를 사용하는 사업자나 개인들의 경우 MS홈페이지에 접속 보안패치를 설치할 것을 강력 권고했다.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및 데이터 복구 프로그램 전문 개발 업체인 하우리(대표 권석철)는 잉카인터넷과 공동으로 SQL 서버의 메모리에 상주하는 Worm.SQL.Slammer 웜을 진단 및 치료하는 솔루션을 개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전용 솔루션을 배포중이다.
장시형 기자 z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