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한해에도 은행들은 다양한 신상품과 서비스 개발로 고객들을 유인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상품은 짧게는 몇주만에 만들어지는 것에서부터 6개월 이상의 치밀한 준비 끝에 출시되는 상품까지 다양한 만큼 시장에서의 반응도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의 상품명은 경직돼 있으며 여전히 영어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경향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에서도 순우리말 상품명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의 2002년도 신상품은 총 115개였다. 그중 우리은행이 17개로 가장 많았으며 신한은행이 15개, 그리고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이 각각 14개씩이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이 각각 4개의 신상품을 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개발된 신상품에 사용된 용어 중 가장 많았던 것은 ‘레저’였다. 은행마다 레저를 사용하거나 레포츠, 레토피아 등의 합성어를 사용한 상품이 한가지 이상이었다. 지난해 주5일제 등에 따른 고객들의 생활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했기 때문이다.
월드컵에 대한 관심과 인기를 반영한 상품명도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경남은행의 2002축구사랑예금, 부산은행의 레져서포터스, 하나은행의 붉은악마적금 등이 대표적이다.
특정 대상 고객군과 특화전략을 상품명에 그대로 반영한 상품도 줄을 이었다. 우리은행의 참군인대출, 조흥은행이 나이팅게일 정기예금, 국민은행의 우먼프리론, 그리고 신한은행의 크리스천 신한위카드 등은 이름만으로도 상품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순우리말 내지 형용사를 이용한 상품은 친근한 이미지로 고객들에게 호감을 주며 꾸준한 판매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조흥은행의 모아모아펀드, 외환은행의 꿈나무부자적금, 하나은행의 가가호호담보대출100, 제일은행의 제일편한대출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은행권의 금융상품은 과도한 영어표현으로 의사 전달이 분명하지 못한 단점을 드러내고 있었다. 특히 웰스(Wealth), 프리, 프리미엄, 엘리트 등은 상품의 특성과 관계없이 습관적으로 사용됐다.
<2002년 은행 신상품 내역>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