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방카슈랑스 도입을 앞두고 은행과 보험사간 제휴가 점차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까지 재경부의 구체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은행과 보험사들은 치열한 물밑작업을 펼치면서 제휴선 확보를 위한 ‘잰걸음’을 하고 있다.
■ 제휴 추진 상황
현재까지 구체화 된 곳은 금융지주사를 중심으로 한 4군데 정도다. 국민은행은 ING와 굳건한 동맹관계를 보이면서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진행시키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최종안에 따라 국내생보사로 부터도 제안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손보쪽도 ING와 영역이 겹치지 않는 한 제한적으로 판매제휴를 위한 접촉을 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이미 삼성생명과 AIG를 제휴사로 선정했다. 삼성생명이 지금까지 업계의 예상을 깨고 우리금융과 합작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합의, 빠르면 이번 중 MOU(양해각서)를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향후 49%에 지분을 출자해 자본금 300억원 규모의 합작 자회사를 출범시키고 우리금융과 함께 전업 보험사로 발전시켜나간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이미 지난 해 카디프생명과 방카슈랑스 전문 자회사인 SH&C보험사를 출범시키고 방카슈랑스를 준비해왔다. 이와는 별도로 신한생명과 카디프생명을 판매제휴선으로 확보해 활용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프랑스생명과 TM과 방카슈랑스 전반에 관한 제휴체결이 확실시 된다. 지금까지 주목됐던 알리안츠와는 판매제휴에 있어서 불투명한 상태다. 하나은행은 삼성, 교보 등 국내 생보사에서 RFP(제휴제안서)를 받고 2월 중에 한곳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은 일단 합작자회사 설립보다는 판매제휴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2~3년간 복수 파트너와 판매제휴를 통해 시행착오를 거친 후 합작자회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삼성과 교보, 흥국, 금호, 메트라이프, AIG, PCA등 이 제안서를 제출했으며 이중 국내사로는 삼성과 흥국이 유력하며 외국사는 AIG와 PCA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1월말 까지 보험사 평가를 발표해 제휴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은행은 지난 해말 외국계 컨설팅사로부터 정밀실사를 받은 후 제휴사 선정에 들어갔다. 한미은행도 삼성과 교보, 흥국, PCA, 라이너 등이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삼성, 흥국, PCA가 유력시 되고 있다. 이번 달 내로 제휴사 선정을 끝낼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전 보험사로부터 RFP를 받아 이번 주중 제휴보험사에 대한 윤곽을 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삼성과 교보가 대형사로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중형사로서는 금호와 흥국 등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제일은행과 조흥은행은 정부의 구체안이 나올때까지 관망한다는 자세다. 조흥은행의 경우 매각이 가장 큰 문제로 걸려있어 방카슈랑스 추진을 늦춘 상태며 제일은행의 경우 최고경영진에서 구체안이 발표되는 이 후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방 은행들도 활발한 제휴확보에 나서고 있다. 대구은행은 삼성생명과의 전통적인 관계가 그대로 적용, 판매제휴를 체결했고 전북은행도 신한금융과 판매제휴를 맺었다. 부산은행도 2월 중 제휴보험사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 시장 재편 전망
은행과 보험사간 제휴가 ‘1 對 3’으로 되면서 생보사의 경우 대형사 1곳과 중형사 1곳, 외국사 1곳으로 압축되고 있다. 그 중 대형사로서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치열한 ‘혈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전방위적인 로비력과 시장지배력을 앞세운 삼성생명이 다수의 제휴선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은행과의 제휴가 진행되는 상황을 보더라도 교보생명은 삼성생명에 밀려 제휴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은행들이 대형 생보사 2곳과의 제휴는 부담감으로 작용해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손을 들어 주고 있다는 것. 이에 ‘어부지리’로 제휴선을 확보하고 있는 곳이 흥국생명이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중형사 1곳은 선정할 것으로 보여 그에 따른 반사이익을 흥국이 얻고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사는 AIG와 PCA, 라이너, 메트라이프가 각각 제휴선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중 AIG가 가장 많은 제휴선을 확보할 것으로 보이며 PCA와 라이너가 그 다음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PCA의 경우 이미 동남아 등지에서 방카슈랑스에 성공한 경험이 많고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적극적으로 방카슈랑스 추진을 진두지휘하고 있어 외국사 중 ‘돌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 대형사로는 대한생명이 한화그룹으로 인수된 후 체제정비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제휴선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중형사 중에는 SK, 금호, 동양생명 등이 적극적으로 사업추진을 하고 있어 향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방카슈랑스가 보험시장의 재편과 구조조정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제휴선 확보에 있어 상대적으로 지명도와 영업력이 떨어지는 중소형 보험사와 일부 은행들은 경영위기를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은행-생보사 제휴 현황>
*JV(Joint Venture):합작자회사
문승관 기자 sk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