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말 현재 9개 시중은행 커버리지 비율은 86.8%였으나 제일(57.4%), 국민(65.3%), 하나(85.6%)은행 등은 평균치에 근접조차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행은 광주은행(91.7%)만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모두 80%이하로 조사됐다.
기업은행도 특수은행 평균인 112.8%에 크게 못미치는 70.0%로 나타나 시중은행 평균치에도 미달했다.
이같은 국내은행들의 커버리지 비율은 미국 은행들의 130.9%(9월말)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최근 국민은행을 비롯한 일부 은행들이 가계대출에 따른 담보비율을 축소하는 등 대출에 따른 부실채권비율을 낮추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연초부터 가계대출비율이 전체 대출실적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커버리지 비율을 높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특수은행중 기업은행은 영업손실분 전액을 국가가 보전해 주는 규정(중소기업은행법 제43조-손실금의 보전)으로 인해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 10월말 현재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규모는 33조1112억원으로 전년동기(25조6800억원)보다 7조4312억원(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어음부도율 및 부도업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다 앞으로 금리인상 요인까지 더해진다면 자칫 중소기업대출이 부실채권화될 경우 기업은행으로서는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무디스의 재무건전성 평가에서 기업은행의 경우 우리나라 평균(D)에도 못미치는 ‘E’등급을 받고 있어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지난달 17일 ‘세계 각국 은행 재무건전성 등급 현황’에서 9월말 현재 우리나라 은행들은 세계 80개국 가운데 64위로 지난 2월 70위(79개국 중)보다 순위가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재무건전성 등급은 정부의 자금지원 가능성을 배제할 경우 장래 손실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어느 정도 자기자금을 확보하고 있는지, 장래 수익 구조가 건실한지를 측정하는 등급이다.
무디스는 우리나라 은행의 재무건전성 등급을 외부충격에 취약한 ‘D’ 로 평가했다. 이는 개도국인 헝가리(32위), 말레이시아(51위), 인도(55위), 필리핀(62위)보다 낮아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나와 한미은행의 은행 재무건전성 등급은 D-에서 D로 상향됐으며 현재 E+인 서울과 우리은행은 등급조정 예비(워치)리스트에 올라 있어 조만간 등급 상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이 최근 가계대출을 늘리면서 이에 따른 부실여신 증가로 재무구조가 취약해질 우려를 낳고 있다”며 “앞으로 해외에서의 이미지 제고 및 자금조달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재무건전성 노력에 더욱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 지적했다.
김영수 기자 a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