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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고 줄 잇는데…금감원 IT검사 놓고 ‘갈팡질팡’

김미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09-04 21:13

“IT검사국 폐지…전산사고 대응 능력 저하 예견”

금융감독원이 IT업무의 중요성을 무시하고 컨설팅 결과에 의존해 내부 조직을 개편, 담당부서를 해체했다가 금융 전산사고가 줄을 잇자 IT인력을 다시 보강하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금융감독위원회가 조직 슬림화란 명목하에 금감원내 IT검사국을 폐지한 이후 지난 8개월간 금융기관에 대한 IT검사와 지도 업무를 충분히 수행하지 않아 대우증권 사이버거래, 인터넷뱅킹 마비 등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IT검사국이 폐지되면서 신설된 IT검사연구실은 7명이라는 적은 인원으로 폭주하는 업무를 감당하느라 사고 방지는 커녕 일상 업무외 사고의 원인 분석과 뒷수습에는 접근도 못할 정도로 바쁜 상황이다. 전산사고가 터지면 IT검사연구실과 해당 검사국이 업무소관을 놓고 고민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다반사다.

금감원은 최근 금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IT검사를 강화하고 IT검사연구실 인원을 12명으로 늘린다는 전문인력 충원 방안도 발표했다.

이에 대해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IT검사국을 폐지하지 않았으면 전산 관련 사고에 감독당국이 좀 더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이번에 IT검사를 강화한다지만 그나마 전문성을 갖추고 깊이있는 검사를 진행했던 IT검사국에 비해 그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28일, 한국능률협회가 실시한 직무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만든지 1년밖에 안된 IT검사국을 폐지했다.

지난 99년 맥킨지社로부터 컨설팅을 받고 조직을 바꾼지 3년만에 능률협회가 내놓은 직무분석 결과를 거의 100% 반영, 다시 조직을 개편한 것이다.

금감원은 IT검사국의 검사업무를 권역별 해당 검사국으로 분산 이관했으며 검사총괄국 산하에 IT검사연구실을 신설해 제도연구 및 검사 가이드라인 제시 등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당시 금융권에서는 치명적인 금융 사고를 초래할 수 있는 IT부문의 취약성 검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까에 의문을 제기했다. 금감원은 각 검사국과 IT검사 연구실이 상호지원하는 보다 효율적인 체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개편 직후 금융기관들은 감독당국 IT정책의 갈피를 잡지 못해 헤매는 현상이 나타났다.

IT검사국에서 추진했던 금융기관 대상 ‘IT경영실태평가’와 ‘금융권 백업센터 구축 권고안’등의 정책이 한동안 공백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후 IT검사연구실을 중심으로 이같은 정책들이 가까스로 제자리를 잡아 시행됐지만 각 검사국으로 이관된 IT검사 기능의 전문성이 떨어지면서 금융기관들은 ‘수박 겉핥기’ 식의 검사와 지도를 받아야 했다.

결국 금융기관내에서 높아지고 있는 IT부문의 중요도를 감안해야 한다는 금융권의 의견을 무시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한지 1년도 지나지 않아 ‘IT검사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금융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 전산업무를 수행한 전문 인력들로 구성된 IT검사국이 있었을 때는 피검기관 입장에서 나름대로 제대로 된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며 “금감원이 컨설팅 결과만을 믿고 근시안적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할 때부터 지금의 전산 관련 사고들은 내재돼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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