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6일 "다음주중으로 전 은행을 상대로 하반기 중장기 외화조달 계획서를 제출받아 조달시기를 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처럼 외화조달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은 하반기 만기도래 규모가 비교적 큰데다 일시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금융권의 총 만기도래 규모는 46.8억달러로 7월 7.6억달러, 8월 6.7억달러, 9월 9.4억달러, 10월 9.2억달러, 11월 5.2억달러, 12월 8.7억달러 등이다. 9~10월중에 18.6억달러가 집중돼 있다.
이에 따라 상반기말에 환율 문제로 제동이 걸린 은행권의 외화본드 발행 등이 다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적극적인 조치는 올해 2분기부터 악화되고 있는 단기외화자금 시장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의 신용등급 상향에도 불구하고 머니마켓 여건은 나아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은행들의 달러 콜머니 규모는 올해 1월 2억달러 규모에서 7월에는 4억달러로 확대됐다. 일평균 기준으로 은행들의 콜머니 규모는 1월 2.4억달러, 2월 1.9억달러, 3월 2.0억달러, 4월 3.6억달러, 5월 2.2억달러, 6월 3.5억달러, 7월 3.9억달러로 증가했다.
은행들의 단기 외화조달 수단인 바이앤셀(Buy & Sell) 스왑 규모도 연초대비 2억달러 정도 늘었다. 1월 3.4억달러, 2월 3.8억달러, 3월 4.5억달러, 4월 4.0억달러, 5월 3.4억달러, 6월 5.1억달러, 7월 5.4억달러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여기에 국내 은행들의 외화 평균 차환율이 91년말 119%에서 7월말 86%로 떨어지는 등 각종 외화지표가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결국 단기 외화차입 여건이 1년이상 중장기 차입여건에 비해 기대만큼 호전되지 못하고 오히려 최근 국내 외화자금 수급상황이 일시적으로 불안한 양상을 보이자 지난달 24일에는 금융권의 머니마켓 딜러와 당국이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당시 딜러들은 중장기 자금의 상환재원 마련을 위한 국내 은행들의 외화차입 수요가 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침체에 따른 해외 금융기관들의 보수적 자금운용과 맞물릴 경우 차입 스프레드가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었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당국이 인위적으로 외화조달 시기를 조정하는 데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부 은행은 재경부 보고의무를 피하기 위해 적은 금액으로 쪼깨 조달에 나서면서 1년물 스프레드가 이미 턴오버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은행들의 1년물 스프레드는 상반기말에 20bp대 초반까지 내려갔지만 최근엔 20bp대 중반으로 올라섰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