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산업 집중도 지수란 은행산업의 독과점 여부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선발 대형 은행의 시장 경쟁력이 낮을수록 지수는 낮아지게 된다.
국내 금융시장의 경우 IMF이후 은행의 수가 크게 줄어든 반면 HH지수가 낮아졌다는 것은 합병과 M&A등을 통해 규모의 성장을 달성한 대형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구조를 지녔음을 반증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94년 1263.6%였던 국내 은행의 HH지수는 2000년말 현재 899.7%로 363.9%가 낮아졌다. 3대 은행의 시장 점유비율은 52.8%에서 43.5%, 그리고 10대 은행의 점유비율도 같은 기간 86.9%에서 77.7%로 각각 9.3%, 9.2% 하락했다. / <표 참조>
아시아 국가 중 필리핀이 HH지수 789.9%로 가장 낮았고 말레이시아가 HH지수 1005.1%로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같은 내용은 지난 3월말 세계은행(World Bank)이 주최한 국제회의에서 발표된 내용을 예보가 분석한 연구자료에서 나타났다.
세계은행은 국내 금융시장의 경우 IMF 금융위기 기간 동안 은행의 수가 크게 줄어들었으나, 은행산업 집중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3대 은행 예금 비중의 감소가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분석했다.
즉 합병 등에 따라 선발은행의 대형화 작업은 꾸준히 진행됐지만 다른 은행의 영업력과 경쟁력이 아울러 증가해 시장이 평준화되고 있다는 것.
세계은행은 이와 함께 국내 금융시장의 경우 은행산업의 통합으로 은행수는 줄고 있으나 은행수의 감소가 직접적으로 은행산업의 집중도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지 않고, 또한 시장의 집중도와 경쟁의 정도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것은 아직 신흥개도국의 은행산업 통합이 충분히 이루어진 단계가 아니기 때문으로 통합이 상대적으로 많이 진전된 멕시코와 칠레 등 중남미 국가들의 경우 은행산업의 경쟁구조에 대한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국내의 경우 외국은행의 진입에 의해 은행산업의 통합이 이루어질 경우 은행산업의 경쟁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세계은행은 예상했다.
<주요 아시아 국가의 은행산업 집중도>
(단위 : %)
/ 국가 / 전체 예금 대비 점유비율(1994) / 전체 예금 대비 점유비율(2000)
/ / 은행수 / 3대은행 / 10대은행 / HH지수 / 은행수 / 3대은행 / 10대은행 / HH지수
/ 한국 / 30 / 52.8 / 86.9 / 1263.6 / 13 / 43.5 / 77.7 / 899.7
/ 말레이시아 / 25 / 44.7 / 78.3 / 918.9 / 10 / 43.4 / 82.2 / 1005.1
/ 필리핀 / 41 / 39.0 / 80.3 / 819.7 / 27 / 39.6 / 73.3 / 789.9
/ 태국 / 15 / 47.5 / 83.5 / 1031.7 / 13 / 41.7 / 79.4 / 854.4
※ 자료: Fitch IBCA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