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의 전산정보화 전략이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본격적인 개발 작업을 눈앞에 둔 차세대프로젝트의 재검토 논란이 불거져 나오는가 하면 CIO(정보기술담당임원)제도 도입이 무산되고 e비즈니스 부서장이 자주 교체되는 등 IT 관련 인사에서도 허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 외환은행은 만 20년 이상 근속한 과장급 이상 직원(4급A)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으면서 부서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정보시스템부와 e비즈니스사업부의 부서장도 새로운 인물로 교체됐다. 정보시스템부는 최윤닫기

e비즈니스사업부에서는 조충구 부장이 계동지점장으로 옮겨가고 이찬웅 광주지점장이 부장으로 임명됐다.
이중 문제가 되는 것은 e비즈니스사업부. 다른 부서에 비해 변화가 빠르고 새로운 업무가 많아 IT나 e비즈니스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요구되는 곳인데 짧은 시간동안 부서장이 자주 교체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조충구 계동지점장은 기업여신 업무와 영업에 능해 주로 지점장으로 나가 있었던 탓에 올해 2월 e비즈니스사업부장이 된 후 업무를 파악하기까지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조 지점장은 요즘에서야 새로운 업무에 익숙해지고 있었으나 부임한지 채 6개월도 되지 않아 갑작스레 다시 영업점으로 나가게 됐다.
이번주 초에 부임한 현 이찬웅 부장 역시 주로 영업점에서 여신업무를 처리해 왔기 때문에 e비즈니스사업부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인사는 지난해 e비즈니스사업부와 외환사업부를 묶어 신상품 개발과 마케팅을 전담할 전략사업본부를 만들만큼 e비즈니스를 중요시하는 은행의 정책으로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 행내외의 평가다.
연초 정보시스템부를 독립시키고 CIO제를 도입하려던 시도도 실패로 돌아갔다. 차세대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1년 계약직 CIO로 오겠다는 명망있는 인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은 당초 내부 인사를 승진시켜 CIO에 임명하려 했으나 이강원 행장 취임이후 금융과 IT를 두루 잘 아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해 적합한 인물을 찾고 있었다.
최근에는 기간계시스템을 전면 교체하는 차세대프로젝트의 재검토 논란이 나와 IT전략 수행에 혼란을 더하게 하고 있다.
은행 내부에서는 ISP컨설팅을 다시 받는다면 현재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타당성 검토가 중심이 될 것이며 사업자를 재선정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행내외에서는 이같은 일련의 사건들을 두고 뒤늦게 시작한 개혁의 과도기에 나타나는 부작용이라고 해석하며 언제쯤 외환은행의 IT, e비즈니스업무가 제자리를 잡을지 지켜보고 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