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금이 투입된 은행과 예보가 체결한 MOU가 조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공자금이 투입된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상당한 수준의 경영정상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IMF 이후 최악의 경영 환경에서 체결한 MOU상의 경영정상화 목표는 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목표를 대폭 수정해야 한다는 게 금융계 중론이다.
하지만 예보는 은행의 경영이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며 앞으로도 MOU상의 경영정상화 목표를 통해 공자금 투입은행을 지속적으로 감독하겠다는 입장이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예보와 공자금 투입 은행이 체결한 MOU를 다시 조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금융계 곳곳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말을 기점으로 은행의 경영이 정상 궤도에 안착했다는 각종 지표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 합병 등 은행의 경영구도가 근본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적어 기존에 체결했던 MOU상의 경영정상화 목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카드의 경우 카드사로는 유일하게 예보와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옛 평화은행에서 카드사로 업종이 변경됐지만 법인격은 그대로 유지됐기 때문에 MOU를 체결할 수 밖에 없다는 논리. 이와 관련 한 공자금 투입은행 관계자는 “금감위의 경우 지난 99년 내렸던 적기시정조치를 해제하는 등 은행들의 경영이 확연히 정상화됐음을 반증하고 있다”며 “은행의 경영 환경이 변했다는 것을 인정해 MOU도 수정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보는 여전히 MOU를 통해서 공자금 투입은행을 지속적으로 관리, 감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보 한 관계자는 “연말까지 MOU를 모두 달성해도 다시 MOU를 체결해 지속적으로 공자금 투입은행의 경영을 감독할 것”이라며 “은행의 수익이 호전됐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경영정상화를 이뤘다고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카드의 경우 영업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수준에서 경영정상화목표를 부여했다”며 “MOU 때문에 영업이 어렵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