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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칼럼 / 새 한은 총재에 대한 기대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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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2-04-0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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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한은총재에 박승(朴昇)씨가 임명됐다. 한은 출신으로서 경제학 교수,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건설부(현 건설교퉁부의 전신)장관 등 여러 경제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전·현직 구분없이 많은 한은 맨들이 그의 총재취임을 반기면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오늘의 한국경제 모습을 그리는데 직·간접으로 참여했으며,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해야할 것인가에 관해 분명한 철학과 구도를 갖고 있었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새 한은법의 실험이 어느 정도 끝나가고 그 결과를 토대로 하여 한은의 새로운 진로를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한은은 적기에 적절한 인사를 새 총재로 맞이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새 한은법이 시행된 이후 지난 4년여 동안 한은이 겪은 고통이 얼마나 컸나하는 점은 전철환 전 총재의 국회답변에 잘 나타나 있다. “한은 예산에 대해 정부가 승인권을 갖는 것은 통화신용정책의 중립성과 자율성 및 한은의 자주성을 존중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입법취지와 관련하여 재고해 볼 여지가 있다”…“중앙은행의 예산편성권은 한은의 최고의결기관인 금융통화위원회에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1999년 국정감사 답변)

새 한은법이 통화신용정책 수행의 중추기관이 돼야 할 중앙은행을 식물기관처럼 만들고 말았다는 얘기다. 동태적 경제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없는 기관으로 전락, 말하자면 발권기능만 작동하는 원시적 중앙은행이 됐다는 의미의 다른 표현이다.

그뿐이 아니다. 다음 대목에서 그는 한은이 중앙은행의 제1의적 의무인 ‘통화가치의 안정’을 제대로 추구할 수 없는 기구가 됐다고 자탄하고 있다. “은행 감독기능이 분리된 이후 한은은 (법 개정)당시 우려했던 대로 정책의 효율성 확보를 위한 정확한 정보수집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한은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차대조표 등 영업활동에 관한 자료를 제출받고 있으나 이는 정형화되고 개략적인 것에 불과하다. 실제로 정책운용에 참고가 되는 금융기관의 영업방침, 거래기업 여신상황 등 은행의 경영상태 파악에 필요한 정보는 입수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감독당국이 한은에 제공하고 있는 금융기관 검사결과도 그 내용이 개괄적이어서 한은이 필요로 하는 상세한 정보는 담고 있지 않다.”

“따라서 한은이 금융시장안정에 필요한 금융시장 정보를 원활하게 수집할 수 있도록 한은이 대출해주는 금융기관에 대해서 만이라도 한은 단독으로 직접 검사할 수 있는 기능이 부여돼야 한다”(2000년 국정감사 답변)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돈을 꾸어준 사람이 그 돈을 어디에 어떻고 쓰고 있는지 조차 모르고 돈만 대줘야 하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는 반드시 금융감독위원회와 공동으로 하도록 명기돼 있어 금감위가 이를 거부하면 검사를 할 수 없는 것이 지금의 제도이다.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한은이 중앙은행으로서 국민에 대한 의무를 다하기 위해선 이 같은 미비점들을 속히 개선해야 한다. 나아가 중앙은행 조직에 다시금 생명력을 불어 넣고 전 금융계로 확산되도록 현행제도를 바꿔야 한다. 또한 한은맨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힘써주기 바란다. 그래야만 영원한 과제가 될지도 모를 공적자금 투입규모를 줄여 가면서 금융기관의 체질도 건전하게 정상화시킬 수 있다.

새 총재가 취임전후 기자들과 나눈 얘기들을 종합해 보면 ‘경제장관 회의 선별적 참석’ 등 한은 독립성의 상징적 의미로 해석될 법한 여러가지 구상들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경제·정치상황을 보아가며 시의적절하게 개선해 가길 기대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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