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행의 IT 투자 예산이 다시 줄어든다. 이에 따라 서울은행이 올해 추진하기로 한 주요 IT 프로젝트가 내년이나 은행 매각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예금보험공사가 서울은행에 올해 IT 투자 예산 중 30억원 가량을 추가로 삭감하라고 통보했다. 예산이 삭감되는 사업 분야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은행은 지난해말 예보의 엄격한 예산 책정 요구에 따라 IT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약 30% 축소해 440억원을 자본예산으로 책정했었다. (경비포함 총720억원) 계정계 시스템 전반을 재정비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한 서울은행이 차세대 시스템 전략을 실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서울은행은 지난 89년 종합온라인시스템을 구현한 이후 계정계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지 못했다. 이에 올해에는 EAI(전사애플리케이션통합)를 도입해 비즈니스 로직을 중심으로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하는 등 레거시 시스템의 성능을 개선시킬 계획이었다. EAI와 관련한 차세대 시스템 프로젝트에는 약 25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놓고 있다.
이밖에 차세대 통합단말 시스템, 론 리엔지니어링, 인터넷뱅킹, CRM, 자동화기기 구입 등 은행이 최소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약 3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서울은행 관계자는 “매각협상이 지지부진해 당장 은행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IT 투자를 섣불리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예보도 예산을 추가 삭감하라는 통보를 해왔다”며 “계정계 시스템이 워낙 낙후돼 있어서 이를 개선해야 하지만 올해도 이를 실행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