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하이닉스 몰락의 교훈

관리자 기자

webmaster@

기사입력 : 2002-02-17 19:33

<이 재 웅 성균관대 부총장>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하이닉스반도체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간의 매각협상이 사실상 타결되었다고 알려진 지난 14일 종합주가지수는 무려 56포인트(7.6%)나 폭등했다. 증시 사상 두번째로 크게 오른 것이다. 그만큼 하이닉스가 국내증시의 최대의 불안요인으로 주가의 발목을 잡아왔다고 할 수 있다.

하이닉스 매각협상이 타결될 경우 가장 혜택을 보는 업종은 아마 은행과 반도체 업종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이들 주가가 모두 폭등하는 가운데 하이닉스 주가는 오히려 폭락했다. 이번 하이닉스 매각협상의 빛과 그림자를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그동안 하이닉스의 대규모 부실채권으로 동반 부실화되었던 채권은행들이 하이닉스 매각대금을 챙겨서 부실채권을 상당부분 상환하면 일단 은행경영의 정상화에 큰 도움이 될 것같다.

반면에 마이크론에 메모리 부문을 매각하고 남는 하이닉스의 비메모리 부문 잔존법인이 홀로 살아남을 수 있느냐는 문제가 시장의 회의적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채권금융기관들도 사태를 낙관적으로 볼 수는 없다. 매각조건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하이닉스 채권금융기관들에게 대규모 부채탕감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뿐 아니라 마이크론은 채권 은행들에게 15억달러의 신규자금을 요구했다. 매각협상 타결 이후 하이닉스 비메모리 부문에도 대규모 신규자금이 필요하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하이닉스 매각이 타결되면 그 때부터 채권금융기관들과 마이크론, 소액주주등 이해관계자의 빚잔치를 벌려야 할 판이다. 금융기관의 부채탕감과 그에 따른 손실분담을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하겠다.

최근에 국내 주가가 급등하는 것도 하이닉스와 관련해서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다는 안도감일 뿐 이것이 우리 경제의 큰 호재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하이닉스 반도체의 몰락은 대기업의 과잉투자와 국제 반도체 가격 폭락에 따른 단순한 투자실패라기 보다는 우리 경제의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고 본다.

이런 문제들은 모두 접어두고 하이닉스의 매각을 마치 무슨 상품 수출이나 외자도입처럼 논의하는 것같다. 하이닉스의 몰락을 대기업의 부실한 지배구조와 관치금융, 그리고 기업구조조정을 위한 정부의 지나친 개입, 즉 빅뱅등이 부실을 키웠다고 하겠다. 일부에서는 하이닉스 문제를 정부의 대표적인 구조조정 실패작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엄청난 과잉투자, 중복투자가 결과적으로 헐값에 외국기업에 매각되고 그 투자 손실은 국민부담이 되었다. 대기업들의 무모한 자원낭비에 따른 손실을 국민에게 전가해온 관행이다.

앞으로 또 다른 하이닉스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혁이 요구된다. 그 동안 정부가 구조개혁에 많은 노력을 해왔으나 아직도 갈 길이 먼 것같다. 대기업의 무모한 투자낭비와 독단적 경영을 막을 수 있도록 지배구조가 개선되어야 한다. 하이닉스의 무모한 투자낭비와 몰락으로 결국 누가 손해를 보고 누가 손실을 부담하는가.

이 같은 대기업의 부실화로 인한 금융기관의 동반부실을 처리하기 위해서 이미 엄청난 공적자금이 투입되었음을 상기해야 한다. 정부는 뒤늦게 채권금융기관이 중심이 되어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하도록 한다고 하지만 이에 앞서 금융의 자유화, 민영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금융부실화의 주요원인으로 우리는 정부의 과도한 금융규제와 관치금융을 지목해왔다. 금융 자유화, 민영화가 이루어지고 금융시장에서 금융기관들이 책임경영과 대출 심사기능이 강화될 때, 대기업들의 무모한 과잉투자와 투자낭비가 줄어들 것이다.

여기에는 무엇보다도 정부의 금융규제가 줄어들어야 하며 관치금융 관행이 해소되어야 한다. 최근에 외국 투자자들은 한국이 IMF 외환위기 이후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정부규제나 기업의 지배구조 등이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하이닉스 매각이 단순히 또 다른 하이닉스를 낳고 금융기관의 부실화가 또 다시 공적자금 투입을 초래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이번 하이닉스의 몰락으로부터 어떠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인가.



관리자 기자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KT&G ‘Global Jr. Committee’, 조직문화 혁신 방안 제언
대내외에서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KT&G
국어문화원연합회, 578돌 한글날 맞이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공모전 열어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