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항을 하는 듯하던 국민은행이 의외의 복병을 만나 난관에 봉착했다. 합병은행의 주전산시스템을 옛주택은행 것으로 선택한 것에 대한 옛국민은행 직원들의 반발등 후유증이 에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구 국민은행 전산 직원 수백명은 전원 사직서를 제출했다. 또 종암동 전산센터로 몰려가 점거 농성에 들어갔고, 주전산시스템 선정 이유를 명확히 해명하고 경영진에게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런가운데 노조가 경영진과 극적으로 타협하더라도 결정을 번복할 수 없는 사안인 만큼 두고 두고 문젯거리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김정태닫기

“김 행장이 악수를 뒀다”라든지, “자신감을 넘어 자만심의 표출”이라는 등 합병은행장 취임후 이렇다할 여론의 도마에 오르지 않았던 김행장에 대한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김 행장과 서 부행장이 출신지역과 학교가 같다는 점을 들어 ‘너무나 상투적인 인사’라는 지적부터, “그런 예상된 비판을 감수할 만한 인사였는가”라는 등 내부적으로도 여론이 좋지 않다.
일각에서는 “주전산 시스템은 한번 선정하면 바꿀 수 없지만 사람이야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옛 국민은행 달래기용 선심성 인사로 그 의미를 폄하하고 있다.
이러한 내부 갈등은 주식시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들의 팔자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
외국인들은 어느 쪽의 전산이 선택되더라도 당분간 갈등 소지가 다분하다고 판단,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총 161만2167주를 순매도했다. 매도금액도 1000억원에 가까운 900억 안팎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국민은행 주식을 4일 연속 순매도하기는 합병은행 출범이후 처음 있는 일로, 당분간 전고점 회복이 어려워 보인다. 이에 따라 주가도 지난 11일 전고점인 5만8400원보다 4100원(7%)이나 빠진 5만4300원으로 마감했다.
국민은행의 주가는 1월,2월등 1분기 영업실적이 나오면 낙폭이 더욱 커지거나 반등폭이 작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일 1+1=2이상이 되지 않았다는 결과가 도출되면 투자자들이 국민은행 주식을 계속 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적호전 은행 저가주의 약진도 국민은행 주가 전망을 어둡게 하는 변수라는 지적이다.
국민은행이 겪는 이런 어려움은 적어도 다음달까지는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은행이 늦어도 다음달까지 이원화 부서 통합과 과잉 본부인력 재배치 작업을 진행할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인사의 공정성 시비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