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분사 형태에서는 직원들의 고용을 안정화할 수 있지만 본사가 경영권과 사업권을 모두 갖고 있어 전산정보본부가 자체 사업을 수행하는 수익조직으로 탈바꿈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이 내년 1월 1일자로 전산정보본부를 사내 분사시킨다. 농협은 이달초 나온 PwC의 조직 진단 컨설팅 결과와 노조의 입장을 감안해 이 같은 방안을 마련하고 이사회에서 이를 확정지었다.
이에 따라 전산정보본부는 ‘전산정보본사’로 변경된다. 직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권유안에 따르면 ‘전산정보 본사장’ ‘전산정보 부본사장’ ‘전산정보본사 부장’ 등으로 경영진이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직원들의 신분과 급여에는 변동이 없지만 전산정보본부가 자체 사업을 수행해 수익을 창출하기는 어렵게 된다. 전산정보본사의 인사, 수익 사업 권리 등을 농협중앙회 본사가 가져 경영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전산정보본부를 떼어내 형식상으로는 농협 전체 조직을 슬림화 시켰지만 실질적으로 조직 효율화나 수익 창출의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게 됐다.
전산자회사를 설립해 전산조직을 수익센터로 변신시키려던 농협의 시도는 일단 ‘절반의 성공’으로 끝난 셈이다.
농협은 사내 분사 형태로 2~3년간 전산조직을 운영한 결과에 따라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사업본부제로 되돌린다는 방침이다. 이 기간동안에는 직원들의 재교육, 수익 사업 모델 등 자회사 성장 방안을 적극 모색하게 된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