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은행예금이 지난 15일까지 35조원 가까이 증가했지만 증가한 예금 운용에 따른 이익은 기대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생사가 불투명해져 9월말 결산에서 은행들이 하이닉스 여신에 대한 충당금을 50% 안팎까지 쌓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이미 적립하거나 연말까지 하이닉스 여신에 적립할 계획인 충당금 규모는 3조원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또한 연말 결산에서 50% 이상 충당금을 쌓을 은행들이 속출할 가능성도 높아 은행들의 하이닉스 여신 충당금 부담은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관련기사 3면>
22일 한국은행 및 금융계에 따르면 올들어 증가한 은행의 실세총예금 규모는 34조7190억원으로 지난 15일로 잔액이 420조985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은행권의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여신은 총 6조1971억원으로 은행들은 이에 대해 9월말 결산에서 50%안팎의 대손충당금을 쌓아 은행권 전체 충당금 규모는 3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는 예금 30조원을 10% 대출이자로 운용했을 때 1년간 은행이 벌어들일 수 있는 이자수익 규모로 하이닉스가 회생하지 않는 한 은행권이 결국 잃을 손실로 볼 수 밖에 없다. 담보를 잡아놓거나 보증이 있는 여신이라 할지라도 하이닉스가 현재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들이 충당금 적립을 소극적으로 하거나 뒤로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다.
9월말 결산에서 하이닉스 여신 충당금 적립비율은 하나은행이 55%로 가장 높았고 한빛 신한 한미 경남 광주등 5개 은행이 50%를 적립, 총6개 은행이 하이닉스 여신을 이미 회수의문으로 분류했다.
이밖에 국민 주택 기업 등 3개 은행이 49%의 충당금을 적립, 여신등급 분류상 고정의 최고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흥 외환 서울 평화 등 대부분의 공적자금 투입은행들은 예보와의 MOU 경영목표 달성등을 감안, 19%(여신등급 요주의 상한선)의 충당금 적립에 그쳤지만, 연말결산에서 상향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은행들은 올들어 폭증한 신용카드 관련 수입과 각종 수수료 수입 등으로 9월까지 지난해의 2배 가까운 당기순익을 냈지만, 하이닉스 여신에 대한 과다한 충당금 부담은 면할 수 없을 전망이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