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의 콜금리 인하와 관련 은행들이 즉각적이고 대대적으로 수신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하지만 대출금리의 경우는 인하 움직임이 미미하고 대상도 일부 상품에 국한돼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일부 은행의 경우 인터넷 고객과 신용등급이 우량한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있지만 일부 고객에게 치중된 편법에 불과하다는 것이 금융계의 중론이다. 또한 기존의 대출을 모두 갚고 새로운 대출로 갈아타야 하는 불편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이 한은의 콜금리 인하를 이유로 대대적인 수신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대출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하고 있다
수신금리 인하는 국민·주택은행을 기점으로 모든 은행으로 확산되고 있다.신한은행은 정기예금과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 등 시장성 예금금리를 0.3%P씩 인하, 결국 1년짜리 정기예금의 고시금리는 연 5%에서 연 4.7%로 낮아졌다.
한빛은행도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금리를 연 4.5%에서 연 4%로 0.5%P 내렸고 정기예금금리는 기간별로 0.4∼0.6%P 인하했다.
물론 대출금리의 움직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주택은행은 공무원 대출과 치과개원의 대출 등 일부 대출금리를 낮춘다. 하지만 대상은 연금관리기관 등으로부터 받은 추천서를 제출하는 공무원에 국한시켰고 치과 개원의의 경우 신분과 신용에 있어서 가장 우수한 고객으로 금리를 인하해도 은행의 부담은 전혀 없다는 지적이다.
국민은행은 프라임레이트 산출방식을 변경, 직전 1개월 평균 조달금리에 가산금리를 얹은 새로운 프라임레이트를 신설해 이달 말부터 적용키로 했다.하지만 기존 대출고객의 경우에는 과거 프라임레이트를 계속 적용된다.
한편 조흥은행 등이 실시중인 CD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최근 시중실세 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연 6.3% 수준까지 낮아진 상태. 하지만 주택담보 대출 금리 인하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 차원이 아닌 시장경쟁력 확보와 생존을 위해 불기피한 것으로 철저하게 은행의 필요에 의해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신한은행과 서울은행은 인터넷뱅킹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사이버론의 대출금리를 0.2%P 인하했는데 0.5%의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만큼 지점 방문대출에 비해 0.7%P 저렴하다. 서울은행도 직장인을 대상으로 최고 2000만원까지 무보증 대출을 하면서 인터넷뱅킹에 가입하면 연 9.75%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이러한 소극적인 대출금리 인하정책은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도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특히 기업은행의 경우 지난 32개월 동안 1차례 인상을 포함해 24차례 수신금리를 바꾼 반면 대출금리는 단 3차례 인하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주택은행은 예대금리 차이가 가장 큰 은행으로 지적됐다. 99년 1월 8.0%이던 정기예금 금리를 12차례 인하해 8월 현재 4.7%의 수신금리를 적용하고 있는데 반해 우대 대출금리는 10.5%에서 3차례 인하, 현재 9.5%를 적용하고 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