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외국 투자법인들 사이에 우리나라도 테러로부터 안전한 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테러 발생 이후 외국인 투자가들이 우리나라 정부가 미국이 치르는 전쟁에 파병을 할 것인지 여부를 문의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고 외환관련 담당자들은 전하고 있다. 파병이 이뤄진다면 테러의 위협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파병 여부에 대해서 정부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고, 설사 파병이 이뤄지더라도 국내에서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투자가들의 불안은 가중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나서서 어떠한 형식으로든 외국 투자가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 금융계의 중론이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외국인 투자가들의 투자위축 현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테러 사건과 이에 따른 미국의 강경한 대응방안이 구체화되고 정부가 파병을 할 수 있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우리나라도 테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이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천명했고 우리 정부도 지원요청이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불안심리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금융계는 수출입 관련 거래기업 고객에 대한 은행들의 지원책 마련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외국투자가의 불안심리를 가라앉혀 외국인 투자규모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가들은 우리나라를 테러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간주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파병을 결정한다면 국내에서 실제로 테러가 발생하는 것과 관계없이 투자가 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업무 담당자도 “정부가 우방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파병 등의 협력방안을 강구하는 것은 피할 수 없더라도 외국인 투자자를 안심시킬 수 있는 대안을 먼저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전쟁이 발발하는 순간 영향을 즉각적으로 받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테러 사건 발생 이후 아직까지 투자건수와 상담건수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하절기라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투자 규모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는 기간으로 더 이상 감소할 투자도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미국 테러사건에 따른 외국인 투자규모 감소 현상은 전쟁을 계기로 즉각적이고 확연하게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