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현대증권의 인수협상이 현대증권의 신주 발행가 7000원 결의로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AIG의 경영권 인수 후에 있을 구조조정 수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매각등의 작업에서는 본계약 협상에서부터 구조조정 범위와 규모에 대해 결정되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본계약 협상을 준비중인 현대증권과 AIG의 구조조정 절충안에 현대증권 노조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는 AIG의 시각에 따라 결정될 현대증권의 감량이 향후 국내 증권업계의 구조조정에서 촉매제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7일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의 말대로 AIG도 본계약 협상에 나설 것을 제시했다면 이제 남은 문제중 가장 현안이 되는 것은 현대증권의 구조조정 문제”라며 “국내 대표적인 초대형 증권사인 현대증권이 AIG와 외국투자자들의 눈에 어떤 식으로 비쳐졌느냐에 따라 감량의 수위는 다르겠지만 이번 작업이 국내 증권사의 구조조정에 발화점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전문가들은 최근 증시상황과 업계 최대인 현대증권의 규모를 감안할 때 20%내외의 대거 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시침체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미 그룹계열 증권사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고 수지악화로 인한 증권사들의 지점 통폐합등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대증권이 AIG측의 신주인수대금 4000억원을 전액 현대투신증권에 재출자할 경우 자금충원 부족에 따른 구조조정도 예상되고 있다.
특히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현대투신과 현대증권, 양사의 경영권을 장악한 AIG가 합병을 추진할 경우 또 다른 의미의 대규모 구조조정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미 현대증권이 본계약 협상에서 논의할 구조조정안에 대해 어느정도 청사진을 마련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현대증권 내부에서는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로 자연감소 인력이 대거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6월 명퇴를 통해 200여명의 인력을 축소했지만 아직까지 현대증권은 3000여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점도 업계 최대인 146개에 이른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 노조관계자는 “협상에서의 노조참석을 당국에서 막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구조조정과 고용안정 문제에 대해서는 경영진과 논의, 문서화할 예정”이라며 “이미 이사회 회의에서도 고용안정에 대한 안건이 제시된 것으로 알고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일반적으로 외자유치나 매각에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현대증권의 규모로 보면 대거 감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임상연 기자 syl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