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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국민銀 소매금융 전략 ‘옳은가’

송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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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1-08-08 21:55

국민銀 대기업 여신 8조도 회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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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공룡이 소규모 전당포 영업” 우려



국민 주택 합병은행의 소매금융 전략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장기적으로 200조원에 이르는 자산을 운용할 거대 공룡 은행이 소매금융에 주력함에 따른 국가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나아가 주먹구구식 정부의 은행 합병 정책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99년 1월 장기신용은행과 합병함으로써 도매와 소매금융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세웠으나 주택은행과 합병을 통해 다시 소매금융 은행으로 전락하게 되었다는 지적이다.

합병은행이 소매금융에 주력함에 따라 몇 남지 않은 국민은행의 옛 장기신용은행 직원들은 명예퇴직의 1순위에 해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국민은행이 그나마 기업금융도 중시,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할 여지가 있었으나 이제 합병은행에서 이들은 불필요한 존재가 될 지 모른다는 지적이다. 두 차례의 합병을 통해 장기신용은행만 한국 금융사에서 사라졌다는 원성도 자자하다.

당장 국민은행측이 보유한 대기업여신은 만기가 돌아오는 대로 상당부분 회수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은행은 지난 6월말 은행계정에서만 7조6900억원의 대기업여신을 보유하고 있다. 전통적인 기업금융 중심은행인 한빛은행 5조3641억원보다 무려 2조3200여억원이나 많은 규모이다. 워크아웃 여신이 많은 한빛은행에 비하면 국민은행의 대기업여신은 기업에 실질적인 ‘지원’의 성격이 더욱 강하다는 분석도 있다.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이나 전통적인 국가 기간산업을 다루던 주요 기업들에 대해서도 여신지원 중단 및 여신 회수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합병은행이 소매금융에 주력함에 따라 앞으로 대기업여신 회수에 들어가면 그 여파는 다른 은행에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체력상 합병은행에서 방출된 대기업 여신을 모두 자본시장에서 흡수할 여력이 모자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택은행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행장은 이미 지난 98년 부임이후 1조7000억원에 이른 대우여신을 1년 동안 1조원이 넘는 규모를 줄이는 데 주력, 지금의 주택은행을 만드는데 데는 1등 공신이지만 그 불똥을 대신 맞은 다른 은행 등 금융권의 원성이 자자하기도 했다.

주택은행을 비롯한 여러 은행의 이러한 소매금융 전략 수립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외국계 컨설팅사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IMF 위기 이후 은행을 몇 개씩 끼고 앉아 수백억원에 이르는 컨설팅 요금을 받아 챙기며 가장 非리스크한 소매금융을 선택하게끔 직간접적인 영향을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컨설팅 결과 빠른 시일 내에 당기순익 시현 등 기업가치 증대의 효과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은행으로 하여금 영업상 리스크가 가장 적은 사업 분야에 주력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주택은행을 3년간 컨설팅하고 있는 맥킨지사는 이미 500억원에 가까운 컨설팅료를 챙겼으며 앞으로 통합과정에서 추가적인 수입이 엄청날 전망이다. 이정도 컨설팅료라면 은행 차과장급 직원 1000명의 1년치 연봉에 해당한다.

이러한 국민 주택 합병은행의 전략은 다른 은행들에 추가적인 합병을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초대형 합병은행이 소매금융전략에 치중함에 따라 이 분야에서의 경쟁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자산 규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감위장은 이미 “다른 은행들의 합병 모색 움직임을 감지했다”고 공언하며 은행권에 추가적인 합병을 강요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합병은행의 소매금융 전략은 은행의 단기적인 수익성 증대에 따른 주가 반등에는 도움이 될 지 모르지만 은행의 내실있는 발전과 국가경제에 끼치는 영향에는 별 긍정적인 요소가 없을 가능성도 높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위험이 거의 없는 곳에만 소규모로 돈을 꿔주는 전당포 같은 영업을 통해 오직 수익에만 몰두하는 은행이 과연 우리 경제 현실에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을까”라며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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