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조흥 한미 등 시중은행들은 금융결제원에 공동망 이용정지에 관한 이의신청을 제기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하나은행과 제휴, 고객에게 가상계좌 번호를 하나씩 부여하고 하나은행 타행거래를 통해 현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상계좌를 활용하면 현금서비스 제공시 은행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카드사가 은행에 지불해야 하는 건당 1000원의 수수료를 300~400원 수준까지 낮출 수 있는 것이다.
은행권이 반발하는 이유는 BC카드 계열의 최대 경쟁자 가운데 하나인 삼성카드가 아무런 비용없이 은행 인프라를 고스란히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업계 카드사들을 견제하기 위해 공동망을 개방하지 않았던 국민 주택 조흥은행의 대응도 무색해져 버렸다.
이에 BC카드 계열 은행들은 대그룹 계열의 전문 카드사가 편법적으로 은행공동망을 이용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며 삼성카드를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주택 조흥 한미 등 대부분의 BC카드 계열 은행들은 이미 이달초 금결원 전산위원회에 삼성카드의 은행공동망 이용을 중지하도록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하나은행이 각 은행에 공문을 보내 원만히 합의하자는 제스처를 취했음에도 은행들의 비난여론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금결원은 조만간 이의를 신청한 은행들과 삼성카드 관계자들을 불러 이 문제의 해결 방안에 관해 협의할 계획이지만 시중 은행들의 입장이 강경해 쉽게 합의안이 도출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 카드사가 높은 시장점유율을 앞세워 은행공동망을 편법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며 “은행공동망 이용을 위해서는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 일부에서는 BC카드 계열 은행들이 삼성카드와의 경쟁에 집착해 과잉대응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며 수수료 절감을 위한 삼성카드의 전략을 비난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