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송금서비스에 대해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은행들은 국내 상황에서 이메일 송금이 타행이체에 비해 월등히 편리한게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모든 은행거래를 적어도 밤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 ATM기와 인터넷뱅킹을 통해 실시간으로 타행이체가 가능한데 PC에 접속해 인터넷뱅킹 회원으로 가입한 후 다시 이메일 송금서비스 사이트 회원으로 가입해야 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송금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송금수신자도 사이트 회원으로 가입해야 하며 은행 업무시간 외에는 예약 송금이라 이용하기에 제약은 많은 편이다.
이때문에 연초 이메일 송금서비스를 검토했던 한미은행은 이메일을 활용한 ‘송금 확인’ 서비스만을 실시하고 있으며 외환은행도 외화송금 부문으로 서비스 영역을 좁혔다. 지난달에는 금융결제원이 은행권과의 공동 이메일 송금서비스를 추진하다 은행들의 반대에 부딪쳐 계획을 취소하기도 했다. 한미은행 관계자는 “이메일 송금서비스의 핵심은 상대방 계좌번호를 몰라도 된다는 것인데 송금절차가 복잡하다면 편리성의 효과는 반감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택 신한은행 등은 이메일 송금서비스가 개인간 금융거래의 편리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높은 수수료와 보안상의 위험 때문에 불편한 온라인 신용카드 결제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택은행은 이번달 초 이메일 송금서비스 사이트 ‘엔페이코리아(npaykorea.com)’를 오픈하고 쇼핑몰, 포털사이트 등을 상대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시범서비스 기간에만 8000명 이상이 ‘엔페이코리아’의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도 지난 22일 ‘머니메일(moneymail. co.kr)’ 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으로 쇼핑몰, 인터넷 카드업체들과 제휴를 확대해 돈과 함께 상품권, 카드, 그림 등을 보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역시 오래전부터 이메일 송금을 연구해 왔으며 뱅킹서비스의 연장차원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어느게 정답인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며 “어떤 형태건 이메일을 활용한 서비스는 계속 활성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