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부터 시작된 e삼성의 ‘에프엔가이드닷컴’ 개발은 현재 막바지 작업을 진행중이며 8월 테스트를 거쳐 9월 초에 오픈할 예정이다. e삼성 기업구조조정본부내 인터넷사업팀이 개발중인 ‘에프엔가이드닷컴’은 증권을 시작으로 은행 보험 등 전반적인 금융업무를 포괄하는 금융포털사이트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삼성그룹측은 e삼성을 설립하면서 그룹내 모든 인터넷 사업을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에서는 향후 ‘삼성에프엔닷컴’이 e삼성으로 흡수되거나 관리개발에 대한 주도권 자체가 e삼성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룹 차원에서 금융포털서비스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와 관리체계의 일원화가 필요하고 같은 성격의 사업을 동시에 운영하면서 고객관리와 마케팅 등에서 조직의 힘을 분산시킬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삼성그룹 측에서 e삼성을 통해 그룹의 후계구도를 그리고 있는 만큼 e삼성의 인터넷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기존 조직의 노하우와 인프라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중복투자로 인해 삼성증권과 투자신탁증권의 합병이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 ‘삼성에프엔닷컴’ 조직흡수는 더 용이할 것”이라며 “증시 여건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 조직과 사이트를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고 밝혀 서비스 통합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미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증권과 e삼성간에 ‘삼성에프엔닷컴’의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삼성증권의 내부 움직임도 이러한 상황을 잘 반영해주고 있다. 최근 삼성증권은 ‘삼성에프엔닷컴’과 관련한 임원과 실무자들을 대거 교체했다.
당시 뒤늦게 오픈한 대우증권의 ‘베스트이지닷컴’과의 경쟁에서 뒤처진 것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업계 시각에 대해 삼성증권측은 단순 인사조치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에프엔닷컴’ 인력들에 대한 삼성증권의 대규모 인사조치에 대해 ‘좌천’인사라는 평가와 함께 e삼성의 ‘에프엔가이드닷컴’과의 향후 관계설정을 위한 모종의 조치로 파악하고 있다.
‘삼성에프엔닷컴’의 향방이 업계에서 이처럼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업계 수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증권의 경쟁력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향후 삼성생명 화재 캐피털 등 삼성그룹의 모든 금융권 사이트들의 통합도 점쳐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e삼성 설립이 그룹의 후계구도와 연관된다면 삼성에프엔닷컴의 흡수가 삼성계열 금융권 사이트 통합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당사자인 e삼성과 삼성증권은 삼성에프엔닷컴의 흡수설 문제는 아직 거론될 단계가 아니라며 소문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e삼성의 ‘에프엔가이드닷컴’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근호대표는 “법인체가 다르고 각기 지향하는 사업자체가 틀리기 때문에 일단은 각각 별도로 운영돼 경쟁상태로 진행될 것”이라며 “흡수통합 문제는 향후에 논의될 수도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임상연 기자 syl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