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순수 온라인 기반 사업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해 오프라인 은행들의 인터넷 뱅킹 성공사례로 눈을 돌린 것이다. 오프라인 은행중 인터넷뱅킹 전략에 성공한 예로 2천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브라질 최대의 은행 방코 브라데스코(Banco Bradesco)를 눈여겨 볼만 하다.
얼마전에는 국민은행 관계자들이 이곳을 둘러보고 깊은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1943년에 설립된 방코 브라데스코는 2천4백여개의 지점을 거느리고 있으며 하루 평균 400만명이 이용한다. 62년 브라질 민간기업 중 최초로 컴퓨터를 도입했으며 82년에는 역시 최초로 ATM과 홈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토의 넓이가 워낙 광대한 탓에 어떻게하면 고객의 접근이 편리해질까를 고민하던 방코 브라데스코는 96년 브라질 최초로 인터넷뱅킹을 시작했다.
현재 인터넷뱅킹 이용고객수는 100만명이며, 온라인 거래의 90%이상이 인터넷뱅킹을 통해 이루어 진다. 인터넷뱅킹 이용자수는 매달 약 12%씩 증가하고 있다.
방코 브라데스코는 인터넷뱅킹에서 정보 메일, 대출, 보험, 신용카드, 맞춤 투자 가이드, 공과금 수납, 모바일뱅킹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94만명이 이용하고 있는 방코 브라데스코의 모바일뱅킹에서는 예금 조회 및 이체, 신용카드 정보 조회, 청구서 지불, 각종 금융 정보서비스가 제공된다.
방코 브라데스코는 연간 2.5억 달러를 IT부문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금융상품 개발주기를 줄이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적극적으로 금융상품의 수요를 창출하고 나중에는 맞춤 금융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각각의 거래에서 다량의 고객정보를 수집하고 있기도 하다.
방코 브라데스코는 신기술이 나오면 언제나 가장 먼저 이를 이용해 고객을 위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만들어낸다. 방코 브라데스코가 인터넷뱅킹을 시작한 96년은 인터넷 자체가 ‘놀이동산’ 정도로 인식되던 시절이었다.
또한 방코 브라데스코는 ‘고객확보를 위해서는 금융관련 서비스는 무엇이든 제공한다’는 정신으로 신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일례로 98년 여름에는 세계 최초로 시각장애인을 위해 음성합성기가 웹페이지의 내용을 읽어주는 온라인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른 인터넷뱅킹 서비스 역시 단 한명의 고객이라도 필요로 한다면 개발해서 제공한다. 현재 방코 브라데스코의 인터넷뱅킹 수준은 국내보다 5년정도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코 브라데스코는 다른 은행들이 먼저 신기술의 가능성을 검증해주기를 기다려 움직이는 국내 은행들에게 진정한 ‘선점’이 무엇이고 어떻게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개발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