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대에 맞춰 전 금융권이 사이버 금융업무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가운데 종금사들도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있지만 업무와 고객의 특성상 이를 통한 사이버 금융업무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3일 종금업계에 따르면 동양, 중앙종금 등이 자체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나 아직 사이버 금융업무는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종금업계의 주고객층이 주로 법인이기 때문에 사이버상에서의 예금 입출금에는 큰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법인고객들은 주로 대출과 연계된 경우가 많아 방문을 통한 상담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이버 금융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는 것도 사이버금융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법인고객을 제외한 종금사의 또다른 고객은 거액을 예치하고 있는 개인. 종금사에 거액을 맡기는 개인고객들은 종금사의 장점을 잘 알고 오랫동안 거래를 해온 그야말로 VIP급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거래를 해온 만큼 노령층이 많고 이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금융업무를 이용하기에는 부담이 있다.
또한 거액 예금자들은 자신의 정보유출에 대한 걱정이 많아 사이버 상담보다는 직접적인 거래를 선호하고 있다.
한 예로 중앙종금은 IMF 이전에 고객의 자금이체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종금업계에서 처음으로 폰뱅킹을 실시한 적이 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은행으로 자금이체가 가능하도록 했으나 월 평균 2건에 머물러 오히려 비용만 낭비하고 만 셈이 됐다.
동양종금의 경우도 현재 폰뱅킹을 실시하고 있는데 거래 고객수는 비교적 많은 편이나 금액상으로는 이용고객에 비해 미미한 실정이다. 이는 사이버 금융의 보안성을 믿지 못해 소액에 대해서만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금업계 관계자는 “종금사는 지점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어 이의 극복을 위해 사이버 금융업무의 필요성은 느끼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필요로 하는 고객도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인터넷 등을 통한 거래시 정보유출에 우려를 표하는 등 보안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어 추진을 주저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전체 금융권이 사이버 금융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갖고 이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으나, 종금업계는 기업금융에 업무가 치중되어 있어 고객층에 변화가 생기는 시기까지 사이버 금융업무의 본격적인 실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성욱 기자 wscorpi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