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노조는 특히 성과급 산정 기준에 ROE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고 주장하면서 은행의 수익과는 별도로 충당금을 많이 쌓으면 성과급이 크게 줄어 드는 구조적인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 노조는 성과급 산정 기준의 전면 수정을 요구하고 있고 은행측은 성과급 지급 체계 수립이 끝난 상태로 지난해 경영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하나은행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2월 이후 경영진과 성과급 지급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며 “노사간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성과급 지급은 있을 수 없고 은행이 주장하는 성과급 책정 방식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금융계는 하나은행 노사가 성과급 제도와 관련, 대립하는 것은 성과급 책정 기준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나은행에서 성과급 대상인 점,팀장급의 급여체계는 기본급 80%, 성과급 20%다. 그중 성과급은 개인성과 평가 50%, 사업본부 평가 10%, 그리고 40%는 은행 경영실적에 따라 지급된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약 6000억원의 충당금을 쌓고 당기순이익이 200억원에 불과해 ROE가 산정될 수 없는 상황으로 결국 성과급의 40%를 차지하는 은행 경영실적이 감소한 만큼 성과급이 줄어들게 됐다.
이에 대해 노조는 “연봉제는 철저하게 직원 개인의 업무실적을 바탕으로 지급돼야 한다”며 “충당금 적립 등 경영상의 문제로 직원들이 금전적 피해를 볼 수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대우 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은 은행 경영상의 과거 문제로 직원들이 이제 와서 이를 부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나은행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아직까지 성과급 지급에 대해서 경영진과 노조가 합의는 물론 협의조차 진행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 99년 2월부터 능률협회의 자문을 구해 성과급 제도 수립에 대한 기본적인 방안을 수립한 이후 지금까지 경영진과 노조는 성과급 지급에 대한 세부 시행방안을 협의하지 않고 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