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이 신탁계정으로 9000억원의 자금을 끌어들인 상품은 두가지. 이름으로 봐서는 다른 은행들도 모두 취급하고 있는 특정금전신탁과 금전채권신탁이다. 그러나 상품의 내용과 구조는 확연히 구분된다.
우선 산은이 지난해 8월말에 개발해 12월까지 4개월간 무려 7500억원의 수탁고 증가를 이뤄낸 특정금전신탁은 외국금융기관들이 보유한 국내 우량기업들의 주식과 채권을 유동화시키는 방식을 사용했다. 외국금융기관들과 국내금융기관들이 바라보는 한국물에 대한 리스크 격차를 이용, 자금수요처와 공급처를 연결시킨 것이다.
외국금융기관이 보유한 한국물의 등급이 대부분 BBB이상의 우량물인 것도 자금 공급처를 찾는 데 유리했다는 분석이다. 저금리 기조와 주식시장 불안등에 따라 투자처를 찾는 보험사등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투자해 7500억원의 수탁고를 늘렸다.
또 하나는 금전채권신탁으로 기업이 체결한 15년 정도의 장기운송계약 같이 미래에 현금화가 가능한 채권을 유동화시켜 1500억원을 유치했다. 장기운송채권을 신탁계정에서 받고 이를 수익증서화해 SPC에 양도하면 SPC와 투자자가 투자와 원리금 상환을 서로 교환하는 구조다.
한편 산은은 앞으로도 새로운 신탁상품을 개발해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을 모집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산은은 빠르면 이달중으로 건설업체와 입주자간에 체결한 분양계약을 유동화시키는 부동산 신탁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