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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택銀 합병 성공할까...

송훈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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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0-12-13 21:47

‘非이성적 조합’ 전문가들 비판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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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은행간 합병을 강하게 밀어붙여 나온 최악의 카드가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은행간 합병을 통해 자산규모로 세계 50위권의 은행을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도가 이 합병구도에 농축되어 있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은 줄곧 시너지가 있다면 우량은행과 합병할 의사가 있다고 자의반 타의반 밝혀왔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두 은행과 한미 하나 또는 신한은행이 붙은 조합을 예상해왔다. 지난 여름 1차 은행 합병설이 시장에 난무할 때도 국민+주택 조합이 잠깐 떠올랐지만 시너지가 없다는 지적에 따라 수그러들었다.

정부가 ‘10월 합병설’ ‘연내 합병설’등을 유포하며 우량은행간 합병을 부추겼지만 합병이 가시화되지 않자 결국 국민과 주택은행이 합병하겠다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여기에는 정부 당국자가 깊숙히 개입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일례로 지난 9일 이근영 금감위원장과 김상훈행장,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행장은 비밀리에 조찬회동을 갖고 합병에 대해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태행장은 조찬이 끝난 후 사외이사들과 만나 국민은행과의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는 후문이다.

이미 국민 주택 두 은행은 합병을 위한 자문 기관으로 각각 골드만삭스와 맥킨지를 선정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대주주로서 주택은행과의 합병에 긍정적인 것으로 밝혀졌고 맥킨지는 지난 2년여간 주택은행에 상근팀을 내려보내 행내 조직 개편을 주도한 컨설팅사이다. 이미 두 기관은 금융권에 나름대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월가에서도 투자와 수익에 관한한 ‘그리디(greedy)’한 것으로 유명하고 맥킨지도 재경부 금감위 금융기관 등을 뛰어다니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내 은행간 합병을 통한 대형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해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처럼 정부의 압력 등으로 두 은행이 서둘러 합병을 추진하는 상황까지 발전했지만 합병이 성사된다 해도 그 효과는 회의적이라는 게 애널리스트등 금융권의 중론이다.

게다가 두 은행의 합병 추진이 합병에 따른 비용절감 및 시너지를 고려한 종합적이고 주체적인 판단의 결과가 아니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합병을 하더라도 강제적으로 인원을 줄이지 않겠다는 주택은행 김정태행장의 발언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단 합병을 통해 총자산 및 시장점유율을 증대시키고 과잉 인력문제는 점차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도를 깔고 있다.

그러나 증권애널리스트등은 이같은 발언에 대해 아주 부정적인 분석을 내고 있다. 일부 외국 증권사들이 두 은행의 합병에 대해 ‘장기적으로 긍적적’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그 전제조건에는 충분한 인력과 점포 감축을 통한 비용절감이 깔려 있다. ‘강제적이지 않다’라는 말의 의미가 확실하지 않을 뿐더러 아무도 ‘인원을 안 줄이겠다’는 김행장의 말을 믿지 않고 있다.

따라서 두 은행의 합병은 자산규모(154조원) 기준으로 세계 78위 정도의 은행이 탄생된다는 긍정적인 면보다는 고질적인 국내 기업문화의 폐쇄성 문제가 심화되는 면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두 은행이 합병하게 되면 적어도 30%~50%(정규직 기준 6000명~1만명)의 인원을 줄여야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두 은행 경영진은 합병에 급급한 나머지 인력을 안 줄이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줄이더라도 비강제적인 방법을 동원하거나 20%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 바라보는 두 은행의 합병에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는 인력감축 등 비용절감 규모와 두 은행이 주장하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아마 두 은행이 합병해도 상당기간 인사부를 2개 유지해야 할 판국”이라며 합병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피력했다. 게다가 국민은행의 강한 조직력이 상대적으로 온순한 주택은행을 흡수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 과정에서 주택은행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단적인 예로 주택은행의 정규직 인원은 9000명에 달해 국민은행 1만1000명과는 2000명밖에 차이가 나질 않는다.

다른 애널리스트도 두 은행의 합병에 관해 “대형 우량은행간 합병이라는 쇼킹한 사건이란 비이성적인 효과가 시장을 지배하면 단기적으로 주가가 뛰는 등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인력 및 점포 감축 등을 과감하게 단행하지 못하고 두 조직이 갈등을 반복할 경우 고객과 시장이 그들을 떠날 수 있는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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