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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젠트그룹 유동성 위기 일단 ‘봉합’

김성희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11-29 23:34

KOL 자금지원으로 회생 기틀 마련

영국 리젠트그룹의 한국내 금융지주사인 코리아온라인(KOL)이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다. 주가조작, 불법대출 사건 등에 휘말리면서 KOL편입 금융기관들은 예금인출, 고객항의 등으로 몸살을 치르고 있다.

다행히 29일 KOL은 리젠트종금에 대한 즉각적인 자금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해 진승현씨 불법대출 사건에서 리젠트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로 번지고 있는 사건의 파장을 일단 봉합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KOL은 금융기관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신뢰도에 심한 상처를 입어 언제 또 다시 위기에 직면할 지 모르는 금융권의 ‘시한폭탄’으로 인식되고 있다. 리젠트증권은 벌써 신규고객 유치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리젠트화재는 그룹社에서 후순위채를 매입, 지급여력을 확충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 또한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리젠트종금의 유동성 위기는 진승현 MCI코리아 사장과 KOL의 연관 문제로 인해 발생됐지만, 리젠트그룹의 대처가 늦었다는 점도 또다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리젠트그룹이 소유한 자회사 중 리젠트종금이 유일한 수신 금융기관인 점을 고려할 때 수신 이탈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치 않았고 이에 대한 대처가 뒤늦게 나오게 됐다는 것. 연말 유동성 압박에 대비해 약속된 1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이 미리 집행됐더라면 이번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리젠트종금 관계자의 설명이다.

쭓 안정찾은 리젠트종금 = 리젠트종금은 이번 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지 금융권 최고 수준인 22%를 상회하는 BIS비율을 자랑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높은 BIS비율도 계속된 고객의 예금인출에는 버틸 재간이 없어 영업정지 신청 직전까지 몰리게 됐다.

리젠트종금은 지난 27일 만기도래한 1200억원을 포함해 총 15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날은 삼성전자, 기아자동차 등 법인예금에 대한 지급까지 모두 해결했으나, 예금인출 보도가 나가면서 환매를 요구하는 고객이 급증해 위기를 맞았다. 28일 하루동안 130명의 고객이 예금인출을 요구, 1인당 2000만원씩 25억여원을 지급했다.

다행히 법인고객의 예금인출 자제 협조와 리젠트그룹의 지원 약속, 자구계획 마련 등으로 기사회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개인고객의 예금인출도 현격히 줄어들어 29일에는 50여명의 고객만이 예금인출을 요구했다.

리젠트그룹은 내달 중순경 15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을 약속했으며, 담보로 취득한 KOL주식을 해외에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고 MCI와의 관계도 단절한다는 계획이다. 또 자체 보유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12월 중순까지 한시적으로 고객의 예금지급을 일부 연기하고 있다.

현재 리젠트종금은 예금인출 자제로 안정된 모습을 찾고 있으나, 아직 장래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리젠트그룹의 해외펀딩을 통한 15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과 담보로 잡아두고 있는 KOL 주식 매각 작업이 얼마나 빨리 이루어지느냐가 변수로 남아있다.

쭓 리젠트화재는 어떤가 = 리젠트화재는 금감원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내년 3월까지 유예받은 상태다. 9월말 현재 지급여력비율이 마이너스 상태인 리젠트화재로서는 대주주인 KOL과 리젠트종금으로부터 각각 455억원과 140억원의 후순위를 차입하는 내용의 경영개선 계획서를 제출한 상태여서 당장 자금지원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이번 사건으로 리젠트종금의 자금 지원이 좌절됨에 따라 지급여력 확충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고 이로인해 금감원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KOL은 자신들의 몫인 455억원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리젠트종금이 지원키로 한 140억원에 대해서는 다각적인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KOL측이 나머지 140억원까지 전액 조달하는 것. 그러나 이행 시기가 내달 7일로 잡혀 있어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는 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낙관할 분위기는 아니다.

쭓 일은ㆍ리젠트증권 파급 영향 = 고객이탈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리젠트증권의 고객구성은 법인對일반이 50對50이다. 이중 법인고객은 수도결제이므로 고객예탁금 이탈 여지가 없다. 일반고객이 맡긴 900억원의 예탁금 또한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주가조작 사건 여파로 신규고객 유치에는 ‘빨간불‘이 켜져 이를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일은증권은 직접적인 피해대상이 아니다. 회사명에 ‘리젠트’가 포함되지 않은 점도 고객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줬다. 게다가 증권사의 고객예탁금은 전액 증권금융에 예치되므로 고객이 출금을 요구하면 전액 지급이 가능하다. 디폴트 상태에 빠질 염려가 없는 셈이다. 일은증권 관계자는 “고객의 동요도 전혀 없고 가끔 일은증권의 향후 진로를 걱정하는 전화가 올 뿐”이라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shfre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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