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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하나銀 ‘합병하나 못하나’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11-29 23:32

상호불신 위험수위...합병해도 문제

한미은행과 하나은행의 합병이 당초 예상과 달리 게걸음을 걷고 있다. 한미은행은 합병 선언을 먼저 하고 합병 비율 산정등 세부 작업은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결정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하나은행은 합병비율, 은행명 결정, 존속법인 선정등 주요 사안에 대해 미리 언제까지 결정하기로 일정을 잡아 합병을 신속하게 처리해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한미 하나은행의 합병이 지연되면서 은행 안팎에서는 합병 회의론이 대두되고 합병 지체에 대한 책임론이 거론되는 등 부작용까지 발생하고 있다. 두 은행 내부에서 조차 “과연 양측 경영진이 합병을 하겠다는 것인지 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속내를 알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미 하나은행의 합병선언이 지체를 거듭하고 있다. 합병 추진 일정과 관련 두 은행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은행은 합병선언부터 먼저 하자는 입장이다. 합병선언을 한 후 제3의 회계법인을 지정해 두 은행에 대한 공정한 실사를 벌여 합병 가능성을 타진하고 세부 사항을 논의하자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칼라일-JP모건으로부터 합병동의를 구하지 못해 합병이 지체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한미은행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한미은행 관계자는 “칼라일-JP모건측으로부터 투자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면 무엇이든 찬성한다는 동의를 받았다”며 “실사를 통해 합병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투자자를 이해시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칼라일 김병주닫기김병주기사 모아보기회장은 전화 인터뷰를 통해 “하나은행이 매력적인 파트너라고 생각하지만 실사 결과를 봐야 합병이 가능한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합병 작업이 더 이상 늦춰진다면 합병의 효과가 반감되는 만큼 최소한 실사 과정의 선후와 단계라도 정해 놓고 합병을 선언하자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보람은행과의 합병을 보더라도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해 실제로 두 은행이 완전한 통합을 이루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한편 두 은행 내부에서는 합병 회의론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합병 지체에 대한 성토가 잇달으고 있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기업문화와 직원들의 동질감이 합병의 필요 조건이라면 한미은행과의 합병은 어려울 것같다”고 말하고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합병을 해도 업무 협조가 이뤄질 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미은행 관계자도 “합병하자는 말이 나온 지 벌써 반년이 지났는데도 지금까지 무엇을 했냐”며 “합병한다고 그동안 마음 고생했던 것을 생각하면 당장 합병해도 부족한 데 언제까지 합병선언을 미룰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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