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이 나왔던 지난해보다 신동아화재의 재무상태 등 제반여건이 악화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신동아화재 매각설이 나오고 독일의 알리안츠그룹 등이 신동아화재에 관심을 표명했을 때 대한생명 이강환 회장은 “지속적인 흑자를 내고 있고 재무상태도 건전한 신동아화재를 지금 매각할 경우 제 값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매각하더라도 대한생명이 정상화된 이후에나 고려해보겠다”고 밝혀 신동아화재 매각설을 일축한 바 있다. 당시 신동아화재는 李회장 말처럼 주가가 2만~3만원대를 호가하고 있었고, 흑자경영의 견실한 회사로서의 이미지가 강했다. 한마디로 높은 가격을 제시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신동아화재의 사정은 달라졌다. 주가는 4000원선에서 맴돌고 있고, 수입보험료는 감소하고 있으며 적자시현에 지급여력비율 미달이라는 최악의 경영상황을 맞은 것이다.
매각 얘기가 나왔던 지난해에 바로 매각을 했더라면 영업권을 인정받을 수 있었지만, 지급여력 미달로 적기시정조치를 받을 위기에 처한 현재는 그렇지 못할 가능성마저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지난달 대한생명이 증자에 참여, 가까스로 지급여력 미달사태는 막았으나 임시방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대한생명이 신동아화재를 매각한다면 제 값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대한생명의 경영정상화에도 도움이 안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매각 타이밍을 잘못 잡았다는 얘기다.
특히 부실 투성이였던 해동화재를 인수한 리젠트그룹이 뒤늦은 후회를 하고 있는데, 해동의 부실규모가 예상보다 커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데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돌고 있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외국사에 매각되든, 국내 기업에 매각되든 간에 부실회사로 낙인이 찍히면 가격 흥정을 할 수 없게 되고, 아주 싼 값에 팔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릴 위험이 있다는 점을 간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국내 손보시장 진출을 노리고 인수할 손보사를 물색하고 있던 AIG 알리안츠그룹 등이 주춤한 것도 부실회사 인수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결국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받고 경영정상화 단계에 있는 대한생명이 공적자금 회수에 몰린 나머지 신동아화재 매각시기를 잘못 잡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지적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김성희 기자 shfre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