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급의 경우도 50% 정도가 정리 대상자로 지목되는 등 당초 노사가 합의한 것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상위직에서 희생자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2급의 경우 명퇴금에서도 12개월치 밖에 받지 못해 20개월치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4급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치는 등 노조원과 비노조원의 차별 대우가 심한 것으로 나타나 금융계 일각에서는 노조의 집단 이기주의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1~2급 부점장들은 “총파업을 계기로 은행 경영이 노조에 휘둘리는 경향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부점장들도 스스로를 보호할 장치를 마련해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시중은행 부점장들은 “인력을 줄일 때마다 상위직 위주로 이루어지면서 부하 직원들이 상사를 우습게 보는 경향이 확산되는 등 조직의 하극상 풍토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31일 금융계에 따르면 서울은행은 지난 25일 명예퇴직 방침 발표와 함께 48년 이전 출생1~2급 부점장들에 대해서는 전원 ‘역’으로 발령, 이번 명퇴대상에 포함시켰다.
그 결과 노사가 합의해 발표한 1급 50%, 2급 45% 감축 방침과 달리 1급의 경우 전체 36명중 34명이 사실상 강제 퇴직대상에 포함됐고 2급도 50%이상이 은행을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행내에서는 이날 1~2급 ‘역’발령을 놓고 ‘피의 금요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역으로 발령을 받은 1~2급 간부들은 은행측의 명퇴 요구에 불응할 수도 있으나 이 경우 재택근무를 해야 하고 명퇴금도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퇴직금도 크게 깎이게 돼 자발적 퇴직이 불가피한 현실이다.
한편 서울은행은 1~2급에 대한 과감한 정리와 5급 고참 여행원들의 자발적 퇴직 등으로 명퇴 직원수가 당초 발표한 650명을 크게 넘어 최종적으로 800명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울은행은 시한을 연장, 31일까지 명퇴신청을 받고 내주초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한다.
박종면 기자 myu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