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미은행은 기존의 노사협의회와는 별도로 ‘은행발전협의회’를 구성해 매달 정기적으로 은행과 노조가 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은행발전협의회는 지난 98년 금융노조가 단체협약을 통해 얻어낸 성과물로 현재 모든 은행들은 은행발전협의회를 구성할 수 있지만 실제로 운영된 적은 없었다.
한미은행의 ‘은행발전협의회’는 노조간부와 행장, 부행장, 인사부장 그리고 안건에 따라 해당 부서장이 참여하는데 협의 안건은 은행과 노조 모두 선정할 수 있으며 회의 개최 1주일 전에 통보키로 했다. 은행발전협의회는 노사협의회가 열리는 달을 제외하고 매달 1회 열리며 상정될 안건에 대한 노사협의회 보고는 사정에 따라 연기될 수 있으나 거부할 수는 없다. 이는 은행측의 일방적인 의사 결정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한미은행의 은행발전협의회는 노사협의회와는 달리 법적 강제성과 합의된 사항에 대한 공식적인 문건화가 이루어지지 않지만 합의된 사항은 노사협의회를 통해 법제화하도록 했다.
한미은행은 지난 6월 열린 노사협의회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은행발전협의회를 구성키로 결정했다.
한미은행 노조관계자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은행이 발전하려면 경영진과 노조가 견제와 협력의 관계를 적절히 유지하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하나은행과의 IT업무제휴과정에서 나타난 은행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보면서 은행발전협의회 구성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덧붙였다.
인사부 관계자는 “은행발전협의회를 통해 정보의 공유와 확산이 자유롭게 되면 경영의 투명성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최근 확대되고 있는 노조의 직·간접적인 경영 참여에 대해 “98년 단체협약을 통해 약속받은 노조의 경영참여가 이제야 현실화되는 것”이라며 “은행발전협의회가 형식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으로 은행 발전에 도움이 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은행은 28일 열리는 첫 회의에서 하나은행과의 IT업무제휴 이후 진행상황, 상반기 결산보고 및 하반기 영업계획, 그리고 직원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 등에 대해 보고를 받고 이를 협의할 예정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