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은행 계열 투신사들의 대형화는 기존 업계의 구도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파괴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중소형 투신사들의 본격적인 이합집산을 촉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수탁고 규모가 투신사의 생사여부를 쥐고 있는 만큼 적정 규모의 수탁고 달성을 위해서는 대형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신한투신은 모회사인 신한은행의 신탁재산을 넘겨받는 동시에 은행 고유재산에 대해서도 위탁 운용할 것으로 보여 대형화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신한생명의 퇴직연금신탁재산까지도 위탁받아 운용하는 문제를 신한은행측과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져 대형화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신한에 이어 주은투신도 최근 주택은행의 신탁재산을 모두 넘겨받을 것으로 알려졌고 한빛도 은행측에서 이를 신중히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은행들이 은행 신탁계정과 자회사인 투신운용을 통합하거나 투신 자회사에 자산운용을 아웃소싱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은행 신탁계정 운용역들의 전문성이 투신사에 비해 떨어지는 측면도 있지만 금융지주회사제 도입을 계기로 중복되는 부문을 통합해 전문화 및 대형화를 도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형 투신사의 한 관계자는 “중소형 투신사들의 대형화는 향후 금융개편 과정에서 불가피한 대응 방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하고 “앞으로 은행에서도 수익증권을 팔 수 있는 만큼 은행과 투신사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이 과정에서 도태되는 투신사들이 나올 것”으로 분석했다. 또 그는 “중소형 투신사들이 현재의 수탁고를 가지고서는 앞으로 살아남을 수가 없어 현재 26개사인 투신사의 숫자가 현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태경 ktit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