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 계좌이체나 조회외에 다른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어 당분간은 은행들이 잠재성에 주목해 차근히 모바일뱅킹을 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뱅킹은 은행의 다른 IT 프로젝트와 달리 개발비용부터 저렴하다. 한건당 수십억에서 수백억씩 드는 프로젝트가 보통인데 모바일뱅킹은 전용선 설치, 서버 구입 등을 다 합해도 1억 남짓이면 해결된다.
인터넷상에 모바일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쉐어웨어가 공개돼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할 경우 빠르면 이틀내에 기본 설계를 완성할 수 있는 등 개발 기간도 짧게 걸린다.
PC뱅킹을 모바일로 구현하는 형태라서 개발후에는 은행이 폰센타를 가동하지 않는 야간에도 서비스가 가능하며 인건비가 전혀 들지 않는다. 또한 고객이 콜센터를 이용할 때 드는 비용의 10분의 1정도면 업무처리가 해결되므로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이처럼 은행의 생산성 향상 효과는 크지만 WAP폰이 크게 보급돼있지 않고 고객이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는데 불편이 많아 아직 ‘고객 충성도 확보’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우선 WAP폰의 단말기 가격이 너무 비싸고 이를 구입하더라도 모바일뱅킹 이용시 이동통신 사용료가 비싸다. 자판과 화면이 너무 작아 아주 급한 경우가 아니면 이를 사용해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에서는 모바일 서비스 제공시 은행부터 고객까지 데이터 전송의 안전이 보장되는 엔드투엔드방식의 보안장치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동통신사들이 이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고객들은 당연히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면서 해킹의 불안에 떨 수 밖에 없다.
보안이 해결되지 않으면 모바일뱅킹을 통한 계좌이체, 대출신청, 신규예금가입 등 서비스 다양화에도 차질이 빚어진다.
이런 제약들 때문에 은행권에서는 보안 및 무선인터넷 기술과 WAP폰 시장의 변화를 지켜보며 잠재 시장을 위한 준비 차원에서 모바일뱅킹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각 은행별로 모바일뱅킹 서비스가 가능한 이동통신 번호는 국민 신한 011, 하나 016, 조흥 011 016 019 등이다. 한미은행은 모바일서비스 전문업체 인포뱅크와 WAP폰을 이용한 서비스를 개발중이다.
각 은행은 궁극적으로 모든 이동통신 번호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자체 무선인터넷 서버를 설치할 계획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현재 모바일뱅킹이 인터넷뱅킹처럼 유용한 고객 채널로 자리잡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앞으로 보안문제가 해결되고 WAP폰이 대중화되기만 하면 PFM(개인자산운용관리) 서비스나 신용카드, 교통카드에도 응용할 수 있는 등 잠재성은 상당”하다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kftimes.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