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화재를 인수한 리젠트그룹은 지난 3일자 일간지에 일제히 전면광고를 게재했다. 5월부터 ‘i리젠트 닷 컴(iregent.com)’을 통해 저렴한 자동차보험을 판매할 예정이니 그때까지 자동차보험에 가입하지 말고 기다려달라는 내용이다.
기존 상품보다 15~30% 정도 저렴한 신상품을 개발하겠다는 것. 기존 조직에 지급되던 모집비용 등 사업비를 최대한 줄여 보험료를 저렴하게 가져가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문제는 신상품의 인가여부. 이미 한차례 자동차보험 신상품을 개발, 금감원에 인가를 신청한 바 있는 해동으로서는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당시 금감원은 해동이 부실보험사인 점과 자보 손해율이 100%를 초과하는 등 당기순이익에서 적자를 기록한 점을 들어 기존 자동차보험보다 보험료가 15%정도 저렴한 신상품의 인가를 반려했다.
따라서 리젠트가 5월부터 시판하겠다고 공언한 자보 신상품의 인가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해동의 관계자는 “가격 자유화의 시행으로 어느 회사든지 보험료에서 차이가 나는 새로운 자동차보험을 개발할 수 있다”며 “금감원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신상품을 개발하면 별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단 인가를 의뢰해 오면 신상품을 면밀히 검토한 후 타당성을 판단, 인가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기본 입장만 밝히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금감원이 쉽사리 인가 해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한차례 인가를 거부한 적이 있는데다 그때와 비교해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해동이 밝힌대로 15~30%의 보험료 인하가 과연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대 10%선으로 전망하고 있다.
설계사 수당이나 대리점 수수료 등 모집비용을 아무리 많이 줄이더라도 10%를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결국은 조직을 대폭 축소해 인건비를 줄이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해동화재의 선전포고가 일단 튀고 보자는 행동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킴으로써 관심을 끌겠다는 속셈이라는 것.
특히 해동화재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리젠트 이름을 부각시킨 것도 일종의 ‘페인팅 모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는 만약 해동화재가 신상품을 인가 받고 인터넷을 통해 저렴한 자동차보험을 판매할 경우 사이버 마케팅 시장을 선점 당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이다. 일부사의 경우 해동과 같이 보험료를 낮춘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별도의 인터넷 판매 법인체 설립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동화재는 내달말 열릴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리젠트화재’로 변경하고 거듭나기에 나설 계획이다.
김성희 기자 shfre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