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 98년 자동차보험 판매를 준비했다가 농·축협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면서 이를 포기했던 농협이 최근 자동차보험업의 진입규제가 풀릴 것으로 보여지자 다시 이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는 통합이 추진되면서 대규모 인력감축을 예정하고 있는 축협과는 달리 농협에서만 인력채용 공고를 내자 더욱 신빙성을 갖고 손보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농협이 자동차보험에 뛰어들게 되면 농촌지역의 자동차보험 시장 잠식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농협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아직 자동차보험 시장 진출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축협 등과의 통합작업이 얽혀 있어 여력이 없다는 것이 농협측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농협의 자보시장 진출은 손보업계의 화두로 등장할 전망이다. 우선 대부분의 농민들이 농협에서 대출을 받고 있고, 여타 금융기관에 비해 영향력이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농협이 자동차보험 영업을 하고자 한다면 상당수의 농민들이 농협에 가입할 확률이 높다는 것.
특히 이미 농협은 농촌 곳곳에 거점을 확보하고 있어 자동차보험 영업을 하는데 유리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게다가 별도로 모집조직망을 구축할 경우 예측을 불허한다는게 업계의 입장이다.
자보업 진입이 자유로워지면 보상부문은 아웃소싱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농협이 자보업에 진출하고자 할 경우 걸림돌이 없어지게 된다.
그러나 여러가지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남게 된다. 우선 손보사와 농협의 통제기관이 다르다는 점이다. 손보사는 재경원의 통제를 받고 금감원의 감독을 받는 반면 농협은 농림부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또 농협의 자동차보험은 공제성격이 강해 보상이 취약할 우려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자동차보험 시장은 농협 외에도 외국사의 신규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이미 해동화재를 인수한 리젠트 그룹을 비롯 최근에는 알리안츠도 손보 시장 진출을 선언했는데, 업계는 이들 외에도 자보만을 취급하는 외국계 보험사들이 대거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방카슈랑스가 자리를 잡으면 대형은행의 자보업 진출도 가능하다는 분석이어서 손보업계를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김성희 기자 shfre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