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감위는 최근 유동성 악화로 예금지급 불능상태인 나라종금에 대해 22일부터 3개월간 영업정지 및 임원의 직무집행을 정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향후 나라종금에 대해 자산·부채를 정밀 실시한 후 대주주 증자여력 등을 감안해 정상화 여부를 판단해 처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금융계는 나라종금이 결국 퇴출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나라종금은 현재 대우손실과 미래 상환능력에 따른 자산건전성 분류기준(FLC)을 감안하면 BIS 자기자본비율이 -7.1%로 추산되고 있으며, 또 대주주인 보성어패럴그룹(지분율 14.14%)이나 쌍용그룹(13.98%)의 증자도 낙관하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종금업계에서는 이번 나라종금의 영업정지는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이다. 따라서 나라종금 영업정지가 금융시장에 미칠 여파는 이미 시장에 반영될 만큼 반영돼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라종금의 빠른 처리가 오히려 종금업계의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나라종금의 영향만 피해가면 확실히 안정적인 종금사로 신뢰도를 쌓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종금사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IMF 이후 20개의 종금사가 퇴출된 이후 여수신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종금사에 자금을 맡기고 있는 사람은 종금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결국 종금사를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나라종금 영업정지 이후에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것. 실제로 중앙종금의 경우 나라종금의 부도설이 나돈 지난 10일 이후 수신이 소폭 증가했다.
22일 타 종금사의 자금 이탈 현상은 특별히 발생하지는 않고 있다. 나라종금도 마찬가지지만 예금자보호로 인해 금년까지는 최소한 원금은 보장되기 때문이다.
종금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나라종금의 악재는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어 왔다”며 “큰 악재는 이미 지나간 상태이기 때문에 종금사간 차별화가 심화되는 계기는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호재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만은 없다. 문제는 나라종금의 퇴출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타종금사는 물론 금융권 전체에 여파가 미치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는 점.
나라종금과 함께 브릿지론을 통해 대우그룹에 지원을 한 영남종금, 지난 97년 나라종금과 함께 영업이 정지됐던 중앙종금, 그리고 자금악화설이 나돌던 일부 종금사 등과 2월8일 대우채 환매가 이루어진 이후 자금난 우려가 예상되는 일부 투신사등 전 금융권에 걸친 ‘2차 구조조정’ 도화선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인 것이다.
한편 종금사들은 이번 조치를 기회로 투자은행으로 전환을 더욱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여수신을 통한 마진영업으로는 더 이상 고수익을 기대할 수 없으며, 또 자본시장 업무의 강화를 통해 여수신 리스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욱 기자 wscorpio@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