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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구조조정 `태풍의 눈`… 종금업의 진로

김성욱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1-03 09:06

투자은행 변모위한 지속적인 변화 요구

종금업계는 97년 말 IMF 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무수익 여신 등 부실대출 증가로 인해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이 발생해 수익성이 저하되었다. 여기에 금융계의 경쟁심화와 기업의 시설투자 축소 등으로 예대마진이 감소되어 수익성은 더욱 악화되었다.

이런 결과 97년 30개에 이르던 종금사 중 17개사는 퇴출되고 3개사는 은행이나 증권과 합병을 통한 업종전환을 해 현재는 10개사만이 생존해 영업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겪는 동안 살아남은 종금사 역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과정을 거쳤으며,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종금업계는 금년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향후 종금사의 진로에 대한 금융당국은 투자은행으로 변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종금사들은 지난해 투자은행으로 변신하기 위해 조직을 대폭적으로 개편하고 나섰으며, 자본시장에서 증권사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과거 종금사의 주 수익원이었던 여수신 업무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자본시장에서의 수익이 50% 이상을 넘고 있다. 이제는 여수신 마진을 노리는 상업은행 영업이 아닌, 주간사 업무 등 수수료 수입에 의존하는 자본시장업무를 통해 수익원이 다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조사분석·영업능력 요구

종금사들은 투자은행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급변하는 시장환경을 파악할 수 있는 조사분석 능력과 자금운용능력, 투자상품을 디자인하고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는 영업능력 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러나 국내 종금사들이 투자은행으로 변모하기에는 아직 제도상, 규모상 어려운 점이 많다. 투자신탁업무가 가능해 수익증권을 운용하고 있지만 주식형은 못하고 있고, 지점의 설치도 자유롭지 못해 증권사와 판매의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 또한 은행, 증권 등과도 규모면에서 훨씬 못 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까지는 라이센스 위주의 영업을 하면서도 각 금융기관별로 보호된 울타리에서 충분히 수익을 실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금융시장에 외국에 개방되고 금융기관별 장벽도 점차 무너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추세는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더욱 가속화될 것이 확실하다. 이러한 가운데 종금업계의 미래에 대해 3가지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첫번째는 자력 또는 해외자본의 유치를 통해 투자은행으로 변모할 가능성이다.

국내 금융기관 중에서 투자은행에 가장 근접해 있는 곳이 종금업계이다. 그러나 여러모로 타 금융기관에 비해 제도적 제한이 많은 업종 또한 종금업종이다.

종금사가 투자은행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대형화와 업무영역의 확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은행, 증권 등도 투자은행으로 변모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종금사는 절대적으로 규모면에서 또한 신뢰도 면에서도 뒤처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증자 등을 통한 대형화가 필요하다.

물론 이제는 규모의 경쟁 시대는 지나갔지만, 투자은행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규모가 필요할 수밖에 없으며, 내실을 다지는 것 만큼 무리가 없는 범위 내에서의 규모확대가 필요한 것이다.

규모의 확대 및 신뢰도 확보를 위해 종금사들이 증자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것인 외자유치이다. 아세아종금이 꾸준히 해외자본 유치를 위한 작업을 진행중에 있으며, 기타 종금사들도 외국자본의 유치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동양종금의 경우는 성업공사의 부실채권 입찰에서와 같이 업무 사안별로 외국기업과의 협력 또는 제휴를 도모하고도 있다.

업무영역의 확대는 이미 지난해부터 준비되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기존 종금 업무인 리스, 해외금융부문의 축소에 따른 대안 마련 차원에서 시도되었다고 할 수 있다. 투자은행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대안이 아닌 주력화를 위한 업무확대가 필요한 것이다.

두번째는 타 금융기관과의 합병 또는 제휴를 통한 투자은행 기능강화 가능성이다.

규모 및 신뢰도에서 뒤처지는 종금사가 단기간에 투자은행 기능을 강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중의 하나가 증권사와의 합병 방안이다. 종금-증권사간의 합병을 통해 종금사는 지점망의 열세를 극복할 수 있으며, 대형화를 통한 대외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증권사로서도 여수신 업무를 추가로 영위할 수 있으며, 기업금융에 대한 업무도 확대할 수 있다. 즉, 합병을 통해 각각 소유하고 있는 업무의 전문성을 활용해 투자은행으로서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LG종금이 LG증권에 흡수합병되면서 종금업무를 3년 이내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규정으로 인해 종금사와 증권사의 합병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다. 일시적인 업무만으로는 투자은행으로 변모하는 데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 직접 진출 모색

이로 인해 대안으로 나온 것이 종금사의 직접적인 증권사 진출이다. 지난해 나라종금과 중앙종금이 증권사 설립을 추진했으나 일단 자진 철회를 했다. 그러나 두 종금사는 금년에 다시 증권업 진출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나라, 중앙종금에 이어 선발종금사인 아세아종금도 증권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종금사는 그룹내에 증권사가 없는 종금사들로 금감위의 특별한 반대가 없는 한 금년내 증권사 설립을 통해 증권업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외에도 영남종금은 지난해 동화리스의 인수를 통해, 중앙종금은 센텔의 인수를 통해 여신전문업 진출을 시도하고 있으며, 한국종금은 대주주인 하나은행과 함께 투신운용사와 리스전문 여전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여전사는 단순히 기존의 여신전문업 외에도 벤처투자 등 투자은행업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세번째는 기존 종금사의 영업체제를 유지하면서 특화된 영업 또는 지역기반을 중심으로 틈새시장에 주력하는 지방은행화로의 변신 가능성이다.

규모의 확대가 어려운 종금사의 경우 투자은행업무의 공격적 강화보다는 현재 업무를 기반으로 한 특화업무로 승부할 필요가 있다. 이럴 경우에도 현 체제에 안주하지 않고 금융환경에 변화에 부응하여 수익성 제고를 위한 새로운 업무개발에 노력해야 한다.

또 지역적으로 타 금융기관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는 종금사의 경우는 지역기반을 중심으로 틈새시장을 노리는 지역은행화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방 종금사의 경우는 지역적인 이점을 활용해 기존 고객을 유지하면서 지역내 기업과 소비자들을 주요 고객으로 개발, 확보해 발전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여수신업무의 강화 및 상호신용금고 등의 업무를 수용해 가면서 지방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종금사가 투자은행으로 변모하기에 앞서 필요한 것은 종금업종에 대한 제도보완이다. 종금사가 투자은행에 가장 가까운 업종임에는 틀림없으나 법규상, 업무영역상의 제약이 타 금융권에 비해 많기 때문에 종금업계는 지속적으로 금감위, 재경부 등에 법규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지점설치 자율화 필요

종금업계가 가장 절실히 요구하는 부문의 지점 설치의 자유화. 투자은행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확대와 함께 다수의 점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지역은행화 하기 위해서도 지점설치는 필수다.

종금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지점수가 적어 경쟁에 불리하다는 것을 실감치 못했으나, 자본시장업무를 확대해 나가면서 지점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며 “그러나 현 법규상 지점설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증권사등과의 제휴를 통해 할 수밖에 없다. 지점설치를 자율에 맡겨도 필요이상의 경쟁적 지점설치는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지점설립을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하나가 법령으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주식형에 대한 진출 규제다. 주식형 상품을 취급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종금사의 감독기능이 재경부에 있을 때 생긴 규정 아닌 규정이다. 그러나 감독권이 금감원으로 이전된 이후에도 이 규정은 계속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다. 물론 종금사들이 아직 주식형 상품을 다루기 위한 최소조건, 즉 투자운용역 7인 이상을 보유한 곳은 없다. 그러나 운용역을 확보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금감원이 언제든지 허용만 한다면 바로 준비가 가능하다는 것이 종금사들의 주장이다.

또한 증권사와 합병을 통해 투자은행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3년간의 업무 유예 규정도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 종금업계의 입장이다. 현재 금융당국도 종금사와 증권사의 합병을 통한 투자은행화를 은근히 바라고 있는 가운데 기존 종금사의 여신업무를 허용하면 자연스럽게 종금사와 증권사의 합병이 다수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세아종금 등 증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종금사들이 합병보다 새로운 증권사 설립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도 합병을 하면 오히려 시너지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다. 즉 3년만의 업무 지속으로는 결국 3년 이후에는 종금사는 사라지고 인원이 늘어난 증권만 남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금감위 관계자는 당분간 법규개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종금사의 지점설치 자유화나, 종금사와 증권사의 합병에 따른 업무영역문제에 대해 금감위는 아직 심각하게 생각치 않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은행에 대해 논의는 지속되고 있지만 아직 투자은행에 대한 레이아웃도 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정확한 입장을 정한 것은 아니다. 또한 내년 4월 총선이 실시되기 때문에 최소한 6개월 이내에 법률개정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금융정책의 현주소다.



■리스크관리 가장 우선화

또 종금사의 주식형 상품 취급에 대해서도 아직 금감원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투신권의 정리가 시급한 상황에서 종금사의 주식형 운용을 허락할 수 없다는 의견과 현행 법규상 종금사의 주식형 운용을 막을 수 없다는 의견이 대립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금감위 관계자는 법규개정은 어렵지만 시행령은 개정될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음에 따라 최소한 종금사의 주식형 운용에 대한 규제가 풀릴 가능성은 남아있다.

그러나 종금사는 투자은행으로의 변신에 앞서 대외 신뢰도 확보가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종금사가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았다고는 하지만, 아직 일부에게는 종금업에 대한 불신이 남아있다. 이 방안들이 모두 신뢰도 확보를 위한 방안이지만, 결코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는 없는 방법들이다.

신뢰도 확보를 위해서 우선 종금사들은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종금사뿐 아니라 전 금융권의 문제이지만 앞으로 수익관리뿐만 아니라 시장에서의 리스크관리를 체계적으로 하지 못하면 치명적인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특히 종금사는 새로이 자본시장업무에 뛰어들고 있으므로, 시장에서의 리스크 관리는 수익원 확보보다도 더욱 중요한 사항이 될 것이다.

지난해말 종금사들은 리스크관리에 대한 규정설립은 마무리 했다. 그러나 규정설립에 그치지 않고 리스크에 대한 체계적이고 철저한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고 있는 금융기관이라는 확신을 고객들에게 심어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내년부터는 2천만원까지만 예금보호가 되기 때문에 고객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대대적인 자금인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종금사의 경우 소액 개인 예금자보다는 기업의 대규모 예금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종금사 예금은 장점은 단기간에 고금리를 보장한다는 점. 그러나 고금리만으로는 고객을 유치할 수 없기 때문에 신뢰도를 확보하지 못하면 고개들은 안전한 타 금융기관, 특히 외국금융기관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크다.



김성욱 기자 wscorpio@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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