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반영, 고합 갑을 진도 동아건설 신호 신원등 워크아웃 기업들의 채무재조정 요구가 잇달으면서 채권 금융기관들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부실 기업주는 경영권 유지에 집착하고, 채권단은 눈앞의 손실 줄이기에만 급급하고, 실사를 맡은 회계 법인들은 잘못된 경기예측을 토대로 장미빛 청사진을 제시함으로써 지금과 같은 결과가 초래됐다고 분석하고 이같은 이해 당사자들의 총체적인 ‘도덕적 해이’가 지속되는 한 기업이나 채권금융기관의 경영정상화는 요원하다는 중론이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6~64대 계열중 진도 우방 동아건설 등 3개 그룹의 워크아웃을 맡고 있는 서울은행의 경우 3개 그룹이 모두 대출금 출자전환등 채무재조정을 요구해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호그룹과 동국무역에 대한 워크아웃을 담당하고 있는 제일은행도 해당기업들의 채무재조정 요구가 잇달아 실사작업에 착수했다. 한빛은행은 고합에 이어 갑을 계열사에 대해서도 채무재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한빛은행은 벽산 계열사의 경우 비즈니스 플랜대로 경영정상화가 진행돼 안도하고 있다. 신원그룹을 맡고있는 외환은행 역시 기업측의 요구를 수용, (주)신원에 대해 2차 채무조정을 준비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워크아웃 플랜 성과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곳은 조흥은행이다. 조흥은행은 아남산업, 쌍용, 거평 계열사들의 워크아웃 플랜이 계획대로 진행돼 채무재조정 없이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조흥은행도 세풍계열인 (주)세풍과 세풍종합건설의 경우에는 채무재조정을 해도 회생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드러나 고심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들은 워크아웃 플랜이 계획대로 되지 않아 채무재조정을 요구하고 있는 기업중에는 건설업과 섬유업이 특히 많다고 분석하고 당초 경기나 수요예측, 환율예측을 제대로 해 회생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는 채권단이 최대한 지원하고 그렇지 않는 기업은 부채탕감을 받을 수 있는 법정관리로 갔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중론이다.
박종면 기자 myu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