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은 지난달 25일 이강환 신임 회장이 선임된후 최근 이정명 감사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사실상 경영진 구성의 큰 골격을 마무리했다. 감사와 내부임원의 일부업무분장만을 남겨놓고 있다. 대생은 이번주내로 경영진구성을 완료하고 다음주에는 신전략구상을 발표할 계획이다.
조직정비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시장에서의 지위회복에 전념하겠다는 구상이다. 대생은 우선 부실이 드러나면서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법인영업의 회복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 대생’이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보수적인 법인영업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 대생측의 전략이다.
실추됐던 기업신뢰도가 공기업으로 탈바꿈한후 상당부분 회복된만큼 법인영업분야에서 선전할 것이라는게 대생측의 기대섞인 예상이다. 더욱이 공적자금투입으로 재무구조가 탄탄해진 점은 보험계약자들에 강한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다고 대생측은 자신하고 있다.
실제로 갈수록 늘어나던 고객이탈이 공기업화 발표후 주춤하는 등 `‘공기업 대생’의 이미지는 장기계약의 특성상 안정된 보험사를 선호하는 보험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조직의 분위기도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대생관계자는 “아직까지 `‘사람 대 사람’의 형태로 영업하는 비중이 높은 보험판매망에서 직원들의 밝은 모습은 또 다른 상승효과를 불러 올 것으로 본다”며 직원들의 드높은 사기를 자랑했다. 그러나 대한생명 내부의 장미빛 청사진과는 달리 외부에는 우려섞인 시각도 있다.
업계에서는 `‘공기업 대생’이 오래갈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기본방침이 `‘2∼3년내 정상화후 매각’인 만큼 대생은 다시 사기업으로 돌아 갈 수 밖에 없다는게 이들의 시각이다.
수조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대생을 계속 공기업으로 끌고 가기 보다는 기업가치를 높인후 외국에 매각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것.
공기업이라는 안정된 이미지 형성도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계약자들에게 한 번 형성된 부실사라는 인식을 쉽게 불식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수년에서 수십년에 이르는 보험계약의 특성을 계약자들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생측은 업계의 이러한 우려에 대해 충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그동안 지적됐던 투명성 확보를 완벽히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모든 부실이 해소된만큼 더 이상 가리고 숨길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더불어 공격적인 영업을 유지하되 손익위주로 방향을 잡겠다고 밝혔다. 내년에 실시될 비차배당을 대비해서라도 영업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이익을 실현하는 경영을 통해 고객에 대한 신뢰를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정일환 기자 j-the-fir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