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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용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1999-10-04 20:07

손꼽히는 전문 경영인…사장되면 사회적 손실

부인이 병무비리에 연루돼 구설수에 오르게된 김승유 행장으로 인해 하나은행 임직원들이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하나은행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은 혹시라도 김행장의 신상에 변화가 올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자의든 타의든 이번 일로 김행장이 물러나면 어쩌느냐는 걱정들이 태산이다.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하나은행도 격변기의 정중앙으로 접어들고 있다.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선장’이 바뀌는 데 따른 충격과 혼란은 물론이고, ‘김승유’라는 인물 개인이 하나은행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의미를 놓고 보면 그 심각성은 훨씬 더해질 수 밖에 없다.

김 행장은 금융계가 공인하는 유능한 경영자다. 하나은행은 ‘매니지먼트 리스크’가 가장 낮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그 자체가 하나은행의 중요한 강점이다. 대부분의 하나은행 임직원들은 대안이 없다고 보고 있다. 합병한지 얼마안돼 조직이 아직 확실히 자리잡지 않았을 뿐 아니라 후계구도가 불안하다. 김행장을 제외시킨 상태로 하나은행을 생각하기가 매우 곤란한 상황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하나은행 조직 전체가 초유의 긴장상태에 돌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상황인식이 심각하다.

이번 ‘사건’이 어떤 결과로 매듭지어질지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키’는 두 곳에서 나누어 가지고 있다. 김승유행장 본인과 사정·금융당국·청와대등 이른바 ‘당국’으로 통칭될 수 있는 외부의 영향력이다. ‘당국’이 이번 사건을 김행장에 직접 연루시키려는 움직임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김행장은 ‘커머셜 뱅크’의 은행장이며, 사기업의 최고경영자다. 본인이 직접 관여하지도 않은 일을 공식적으로 문제삼기는 어렵다는 衆論. 금융당국의 고위층에서도 비교적 온정적인 시각으로 이번 일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삼을 소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만으로 유능한 금융기관 경영자를 매장시킨다면 사회적 손실이 너무 크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오히려 김행장 본인이다. 전후가 어찌됐든 김행장은 이번 일로 상처를 입었다. 그것도 본인이 일상 가장 강조했던 ‘도덕성’의 문제에 걸렸다. 엄격히 따지면 부인의 일이지만, 우리 사회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자책과 송구함으로 본인 스스로가 못견뎌할 가능성이 높다. 김행장과 같은 완벽주의자에게는 매우 버거운 일이다.

하나은행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대목이다. 김행장 스스로가 못견디고 털어버리려 한다면, 외부에서 조금만 ‘신호’가 와도 최악의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내부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금융인들은 시련을 맞은 김행장에게 보다 강해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에게는 오히려 은행에 남아있는 일이 더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본인이 자괴감에 주저앉아 버린다면, 4천명 하나은행 식구들에게는 그야말로 ‘몹쓸 짓’이 되기가 쉽다는 지적이다.

대국을 주재하고 있는 청와대등의 당국자들 역시 심사숙고할 일이다. 금융·외환위기로 촉발된 우리 경제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어느 때 보다 ‘유능한 금융인’의 가치는 소중하다. 더욱이 김승유 행장 차남의 사례는 지면에 옮기기 어렵지만, 정상참작의 소지가 충분해 보인다. 병무비리 명단에 정치권등의 ‘실력자’들이 거의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국민들의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데, 굳이 금융계에 꼭 필요한 사람을 거세하는 무리수를 둘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성화용 기자 yong@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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