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장은 법적 신용공여한도 부족에 따른 여신업무 중단상태로 어려운 상황임을 호소하는 한편 직원 사기가 저하된 몇가지 원인들을 조목 조목 설명했다. HSBC가 요구하는 ‘뉴 스탠다드’를 직원들이 과연 감당할수 있을 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인원구조조정이 예상돼 자신이 여기에 해당되지 않을지를 걱정한다는 것. 또 많은 직원들이 영어 미숙으로 본부 근무를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신행장은 “지난해 인원을 36%, 점포를 20%나 감축, HSBC가 인수 후 다시 구조조정에 나설 경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신 행장은 실사작업과 관련해서도 세가지 사항을 주문했다. 우선 인사자료 제출 요구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사에 꼭 필요한 자료는 아니며, 모든 직원들이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므로 인수 후에 열람하는 편이 낫다는 것. 또 HSBC가 면담과정에서 앞으로 누가 이 부서를 맡게 될 것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직원들은 이러한 영국식 문화에 익숙치 않아 사기에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삼가해줄 것과 함께 실사기간을 최대한 단축해주기를 바란다는 얘기도 했다.
엘던 본부장도 성의있는 태도로 경청하는 한편 조목 조목 공감과 이견이 있는 대목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HSBC는 투자펀드와는 달리 4~5년내 원본과 수익을 회수하려는 의도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또 서울은행 직원들의 걱정에 대해서도 HSBC가 매우 다른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는 여러나라 은행들을 인수한 풍부한 경험이 있다는 점과 함께 브라질의 HSBC 진출사례를 예로 들었다. 또 미리 부서장 인사내역등을 공개하는 등의 얘기는 ‘조심하겠다’고 수용했으며,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사소한 갈등은 그 때 그 때 허심탄회하게 얘기해서 해결토록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엘던 본부장은 HSBC의 원가의식이 매우 높으며, 따라서 성과없이 가만히 앉아 월급만 기다리는 직원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고 간접적으로 경고 했다.
이날 방문에는 인수후의 서울은행장에 내정된 HSBC서울본부장인 칼버트씨가 동행했으며, 신행장과 함께 신억현 전무가 배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화용 기자 y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