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지난주 은행 국제 담당 임원들을 불러 최근의 환율하락이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우려되는 상황임을 강조, 당분간 외화차입을 포함한 외자유치 사업 전반을 자제토록 당부했다. 당국의 이같은 요청이 제도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창구지도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환율이 1천2백원대에서 안정되기까지 은행의 외화자금 도입은 머니라인 거래외에 거의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환율하락 이전에 시장에서 신디케이션을 시작한 한미은행도 기채가능액중 5천만달러를 줄여 차입키로 했으며, 바이레트럴 방식의 기채를 여러 건 준비하던 일부 시중은행들도 사실상 계획을 전면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외환당국은 수출입은행등 국책은행을 통한 간접개입을 간헐적으로 시도하면서도 환율하락 저지를 위한 전면적인 시장개입은 피하겠다는 방침이다. IMF등 국제기구와 외국인투자자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부담스러운데다 시장에 무리하게 개입해 실패할 경우 부작용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 대신 외환당국은 한은의 외화수탁금리를 전격 인하, 은행의 부담을 줄여 이를 무역업체의 수출비용을 줄이는 데 반영시킨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이미 한은은 지난 22일자로 외화수탁금 일시한도분에 대해 적용하던 LIBOR+4%의 금리를 LIBOR+2%로 인하했으며, 빠르면 이번주중 금액이 큰 기본한도를 같은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한은의 수탁금리 인하에 맞추어 시중은행들도 빠르면 이번주, 늦어도 내주초부터는 환가료를 대폭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수탁금리 인하에 따른 효과를 분석, 5월3일까지는 환가료를 대폭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빛, 외환, 신한, 한미, 국민은행등 대부분의 시중은행들 역시 수탁금리 인하에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
성화용 기자 y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