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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기관들 ‘안전불감증’

성화용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1999-10-04 16:39

관리회계 시스템 미비, 성과평가·이익기여 분석 안돼

충분한 사전준비 없이 잇따라 사업부제를 도입해온 주요 시중은행들이 혼란과 비효율만 양산,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사업부제의 핵심인 성과평가 및 관리회계 시스템이 낙후돼있는데다 은행 경영진들마저 과거의 타성에 젖어 사업부 단위의 책임경영에 적응하지 못하는 등 이 제도가 정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등을 시발로 한빛·국민은행·한미·하나은행, 뒤이어 외환·주택은행까지 전면적인 사업부제 도입을 추진, 주요 시중은행들이 한결같이 기능별 전문화 및 독립채산등을 골자로한 새로운 경영시스템을 운영하기 시작했지만 준비 부족으로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다.

우선 이들 시중은행 가운데 그나마 사업부제 도입에 앞서 체계적인 준비와 인프라 구축작업을 했던 곳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대다수 은행들은 가장 기본적인 관리회계시스템조차 거의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부제는 각 사업부는 물론이고 직원 개개인에 대한 정밀한 성과평가, 원가분석을 통해 기여도를 산출, 이에 따라 보상을 차별화하는 개념이 근간이어서, 이를 관리회계시스템이 뒷받침해주지 않는 한 원론적으로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년이상의 시간을 전산시스템 개발에 투입한 신한, 외환은행도 관리회계시스템이 초보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한빛, 국민, 주택은행등 주요은행들은 사업부제의 핵심인 ‘원가’개념의 ‘내부이전가격(FTP:Fund Transfer Price)’을 여전히 본지점 이자율로 대체해 쓰거나 시장금리와 가중평균해 혼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익기여도 측정에서부터 혼선이 일고 있다.

시중은행의 경영진들조차 사업부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사업부를 사실상 독립된 법인으로 인식, 철저히 책임경영에 매진해야 하지만, 과거의 관행에 젖어있는 은행 임원들이 소극적으로 대응해 결국 은행장이 직접 업무를 추진해야하는 모순된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점장과 심사역의 ‘코싸인’제도를 도입한 은행들 가운데는 오히려 업무처리시간이 길어지고 효율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터져나오는 등 어설픈 전문화가 비효율을 초래하는 경우도 잦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초기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궁극적으로 사업부제를 지향해야한다는 당위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특히 사전 준비에 상대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신한, 외환은행등은 개인고객과 중기업시장 공략에서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조직의 적응력이 빠른 하나은행의 경우도 비교적 사업부 체제로의 안착을 낙관하고 있는 분위기다.



성화용 기자 yong@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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