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계에 따르면 대다수의 은행들이 실세보다 높은 금리로 조달한 예금의 적절한 운용방안을 찾지 못해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잉여자금을 처분 또는 관리하기 위한 ‘전략적 포지셔닝’이 다양한 형태로 모색되고 있다. 또 유동성 과잉상태의 자금시장내 불균형을 역으로 활용, ‘미스매치’를 감수하고 거액의 콜머니를 일으키는 등 금리 예측을 기반으로 과감한 재정거래를 시도하는 은행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은행권에서 가장 수신이 많이 늘어난 국민은행은 지난 2월이후 원달러시장에서 2억5천만 달러를 현물환으로 매입, 같은 물량을 선물환으로 매도해 환리스크를 헷지하는 스왑(SWAP)거래로 원화 유동성 관리의 새로운 방식을 선보였다. 국민은행은 이렇게 조달한 달러를 외화자금이 부족한 다른 국내은행 및 종금사 등에 머니마켓라인으로 공여, 평균 LIBOR+2%대 이상으로 운용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스왑 코스트를 감안해도 어느 정도 이익에 기여할 뿐 아니라 원화 및 외화시장 중간에서 브로커리지 역할을 통해 유동성 격차를 해소해주는 순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은행권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대출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사례로 꼽힌다. 신한은행은 이달 들어서만 대출자산 증가액이 5천억원 안팎에 달했는데, 주로 우량 대기업과 정부투자기관등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한은행은 대출시장 공략을 위해 금리를 7.5%대까지 끌어내리는 등 파격적인 프라이싱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한은행측은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그동안 내부 신용평가에 의한 최우량 등급의 기업을 집중 공략했지만, 금리를 좀 올려서 대출업체의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콜금리가 5%아래로 떨어지자 은행권의 콜론운용은 완전히 자취를 감춘 채, 역으로 재정거래를 위한 콜머니 도입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의도적으로 콜차입을 늘려 7천억~8천억원 수준의 마이너스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으며, 신한은행 역시 3천억원대의 콜머니를 쓰고 있다. 한빛은행은 콜시장에서 자금을 빌려 단기대출에 활용하는 적극적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1백80일물 이내의 기타어음할인에 6천억원, 6개월~1년까지의 고정금리 대출에 4천억원의 한도를 배정할 방침인데, 그 재원은 주로 콜머니와 CD발행을 통해 조달하게 된다. 한빛은행은 18일 리스크관리委에서 이같은 단기대출 전략을 확정하기로 했다.
성화용 기자 y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