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발단은 `열린 경영`을 위해 지점을 순방하면서 직원들과의 대화시간을 갖고 있는 김정태행장이 잇달아 노조 무용론을 제기하면서 비롯됐다. 김행장은 "17명의 노조 간부들이면 점포1~2개는 만들 수 있다, 계약직을 채용해 직원들의 업무를 경감시키려는데 노조가 반대하고 있다, 임단협을 상급단체에 위임해 곤욕을 치르게 하고있다"는 등의 발언을 했고 여기에 대해 노조가 김행장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것.
한편 주택은행 노조는 지난 5월 23일 본점 신탁팀에 근무하고 있는 김모 대리가 야근후 저녁 식사를 마치고 공중전화 박스에서 쓰러져 뇌진탕으로 사망하면서 이를 과로사로 단정하고 차제에 근무환경이 개선돼야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주택은행 노조는 은행측이 김대리의 죽음에 대해 은행측이 3급으로 승진시킨 후 순직처리하긴 했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며 근본적인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것. 주택은행 노조는 시간외 근무를 자제하고 부득이 시간외 근무를 할 경우엔 수당을 지급하는 등 제대로 운영하고 아울러 사업부제 실시를 계기로 미뤄오고 있는 정례 승급을 조기에 단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측은 사업부제 실시로 정기 승급이 지연되면서 1~2급 점포장들의 실적 경쟁이 가열되고 그 결과 하위 직급자들에 대한 업무독려가 날로 심화되고 일반 직원들이 적지않은 고충을 겪고 있다고 주장.
주택은행 노조는 이같은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본점 로비등에 대자보를 붙여 알리는 한편 이 문제를 놓고 5일 오후에는 김정태행장을 만나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들어 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번 주택은행의 노사갈등은 5일 노사협의를 통해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았지만 대외적으로 `주가 1등은행`, `가장 건실한 은행`, `가장 유능한 경영자가 있는 은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주택은행 일반 직원들이 겪고있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이제 한계에 도달, 한꺼번에 표출된 사건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박태준 기자 jun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