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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銀 ‘푸른이빨’ 드러낸다

김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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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1999-10-02 10:31

시장진출 의지 확고...대생 미련 못버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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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부실 생보사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대한생명 인수전에서 반타의적으로 떼밀린 LG그룹의 생보업 진출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감위는 지난달말 부실 생보사 입찰 제안서 마감에도 불구하고, 공공연히 `아직 길이 있다`는 말을 흘리고 있고, LG도 `검토중`이라는 얘기로 이것저것 계산중에 있음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우선 LG그룹의 최근 분위기는 여전히 감정이 가라앉지 않았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대한생명 인수전에서 타의적으로 내몰린 앙금이 희석되지 않고 있는 듯 하다. "그룹의 생보업 진출 의지는 확실하지만, 문제는 환경"이라는 그룹 관계자의 설명이 이를 대변한다.

LG의 고민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LG는 대한생명 인수전에 뛰어들기까지 나름대로 생보업에 대한 이해를 충실히 했다고 자부한다. 뒤집어 얘기하면 최소한 대한생명 정도가 아니면 `LG`라는 그룹 이미지를 감안할 때 의미가 없다는 것. `국내 생보시장이 이미 빅3 체제로 확고히 굳어진 상태에서 大生이 아니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반문도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LG의 고민은 한성생명과 나머지 부실사 중에서 한군데를 인수해 보험업에 진출하더라도 실속없이 이미지만 훼손될 수 있다는 부담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부담에다 이미 大生 건에서 이미지를 구긴 오너들의 감정까지 뒤범벅이 된 상태에서 쉽게 결론을 내리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가 `이번 생보업 진출 기회를 포기할 것인가` 또는 `아예 생보업 진출시기를 중장기적으로 끌고 갈 것인가`하는 점은 여전히 관심거리. 이에 대해 LG그룹 관계자는 "윗분들의 생각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나름대로 부실사 인수를 통한 생보업 진출의 장단점에 대해선 이미 실무적인 검토가 끝났다는 얘기도 된다.

현재로서는 LG의 생보업 진출은 2개 부실사 인수를 통한 방법밖에 없다. 그렇다면 LG의 長考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이와 관련 금감위도 다소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입찰 마감 후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LG측에 부실사 인수에 대한 의견을 타진한 것은 없다"고 부인한 금감위 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LG가 부실사 인수의사를 확정한다면 방법은 충분하다"고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여전히 `LG의 의사가 중요하다`는 것으로 정리된다. 이같은 정황을 감안하면 LG의 생각을 유추해보는 것도 그리 어렵지는 않아 보인다. 물론 간단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LG는 대한생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은 가운데 부실 생보사 인수를 매개로 향후 대한생명에 대한 어떠한 `보장`이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와 관련 LG그룹 관계자는 "당장 대한생명의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미래를 생각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벌이 금융업을 영위하면서 얻을 수 있는 메리트가 명확해지면, 다시 말해 앞서 얘기한 시장 참여의 환경이 조정되면, `미래`를 기다릴 수도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LG 입장에서는 생보사 지배구조 문제를 비롯해 재벌의 금융업 진출에 따른 정책이 확정되거나 사전 협상이 가능하다면, 최소한 그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계산할 것이 있다는 것으로 생각해도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마침 대한생명 매각작업이 최근 국영보험사나 위탁경영 가능성에 좀 더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고민의 지점이 비교적 선명해지는 측면도 있다.

정부가 이같은 LG측의 딜에 응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문제는 미지수다. 다만, 정부로서는 대한생명을 비롯해 5개 부실사 구조조정을 위한 시간에 쫓기고 있고, 당초 계획했던 스케줄이 사실상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마지막 딜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어찌됐건 LG의 생보업 진출 의지는 여전히 확보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금감위 관계자도 "LG가 부실사 인수 포기를 비롯해 생보업 진출 문제에서 완전히 발을 빼는 것은 그룹 이미지를 감안하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서로에게 무언가 필요한 존재임에는 틀림없는 데 딜의 접점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 형국이다.


김병수 기자 bskim@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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